국회 넘어온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조작기소 특검’으로 이 대통령 공소취소?

정환봉 기자 2026. 4. 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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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쟁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검찰 수사 4년 만에 법정이 아닌 국회에서 여야 갈등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20일부터 진행 중인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에서 대상 사건 7개 가운데 정치적·사법적으로 파장이 가장 큰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경기도가 북한에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지원비(500만달러)와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300만달러)을 쌍방울이 북한 인사에게 대납했다는 의혹이 뼈대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6월 징역 7년8개월이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이 대통령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별도 기소됐으나 당선 뒤 재판이 중단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검찰이 이 대통령을 표적수사하면서 증거를 조작해 기소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유죄가 확정된 범죄를 뒤집어서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하기 위한 국정조사라고 비판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조작기소 실체를 완전히 파헤쳐야 한다”며 조작기소 특검 추진을 예고했다. 28일 종합청문회를 앞두고 국정조사에서 제기된 주요 의혹과 논란을 짚어봤다.

진술 회유 의혹

국정조사는 이 전 부지사 변호를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의 통화녹음 일부가 먼저 공개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2023년 6월 이뤄진 통화녹취에는 이 전 부지사를 종범으로 하고 이 대통령을 주범으로 하는 방향으로 이른바 ‘형량 거래’와 ‘진술 회유’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담겨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통화에서 박 검사는 “이화영씨가 법정까지 유지해줄 진술이 필요한 거고 실제로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그거(선처)를 할 수 있고”라고 말한다. 이어 “생짜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 그러면 저희는 뭐 한 10년 이상 구형”하겠다거나 “지금 추가 수사들은 다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 등의 말도 했다. 이 대통령 관련 진술을 협조하면 별건수사 중단 등 선처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중형을 구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검사는 전체가 아닌 일부만 짜깁기로 녹취를 공개해 불법적 회유나 거래 시도처럼 왜곡했다고 반박한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이화영 쪽에 증거, 법리, 자백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선처의 종류를 설명하기도 하고, 제보자로서 이화영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한 보호하고자 노력했다”며 “종범 의율과 같이 이화영 쪽의 무리한 요청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연어·술 파티 의혹

‘연어·술 파티’ 의혹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 등을 출정시켜 검사실에서 연어와 술을 제공해 허위 자백을 유도했다는 이 전 부지사 쪽 주장으로 퍼졌다. 편의를 받은 이 전 부지사 등의 진술이 검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쪽으로 달라졌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국정조사에서 술 반입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외부 음식 반입은 확인됐다. 아울러 부적절한 방식의 수사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청에서 외부인 접견을 허용해주거나 공범들에 대한 동시 조사를 이례적으로 여러 차례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나온 교도관은 “(박 검사가) 외부 접견인과 접견을 무단으로 시켜줘 문제제기를 많이 했다”고 했다. 또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출정일지에는 총 130여차례 조사 중 100여차례가 공범과 2명 이상의 동시조사로 나타났다. 한 교도관은 국정조사에서 “출정과에 근무하는 동안 저렇게 공범들을 자유롭게 같이 조사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는 연어·술 파티를 경험한 적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태도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연어·술 파티가 있었다는 2023년 5월17일 저녁 6시37분께 검찰청 앞 편의점에서 소주 4병과 물 3병이 구매되고 저녁 7시 설주완 변호사가 식사 뒤 청사로 복귀하기까지 23분 동안 모든 일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 형사사건에서도 법원은 “연어·술 등의 제공이 있다고 해서 이화영의 진술이 근본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리호남 금품 공여 의혹

쌍방울이 북한 공작원으로 알려진 리호남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도 논란거리다. 검찰과 법원은 각각 수사와 재판에서 쌍방울 돈이 리호남에게 ‘전달됐다’고 인정했으나, 국가정보원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2차 아태평화국제대회에 참석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의 일부인 7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수사와 재판, 국정조사에서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런데 이종석 국정원장은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해당 시기에 리호남이 제3국에 있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돈을 전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 형사사건에서 법원은 방 전 부회장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쌍방울이 리호남에게 필리핀(70만달러)과 중국(30만달러)에서 전달한 100만달러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다. 리호남까지 돈이 전달된 점은 인정하면서도 리호남을 거쳐 금융제재 대상인 조선노동당으로 건네졌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이 국정원장의 주장은 법정에서 제기되었다 다른 증거들에 의해 배척된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자료 선별 제출 의혹

윤석열 정부 당시 국정원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수원지검의 압수수색을 받기 전 검찰 수사 방향에 어긋나는 첩보·보고서를 빼돌려 선별적으로 압수물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국정원에 파견된 검사가 자료 통제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국정원장은 국정조사에서 “유도윤 부장검사가 2023년 2월 국정원 감찰 부서장에 임명됐고, 유 부서장이 사전에 특정한 (보고서) 13건만 수원지검에 압수됐다”고 밝혔다. 당시 누락된 자료에는 쌍방울이 북한 쪽에 돈을 송금한 이유가 이 대통령 방북 목적이 아니라 대북사업을 소재로 한 주가조작 목적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 검사는 쌍방울 주가조작 문건도 압수해 법원에 냈다고 반박했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쌍방울 주가조작 관련 문건, 즉, 이화영에게 ‘유리한 문건’도 압수했고 법원에도 제출했다”며 “이화영에 유리한 문건은 (법원에서) 모두 증명력이 배척됐다”고 밝혔다. 또한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이 경기도와 관련 없다는 이 국정원장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이재명 방북’은 쌍방울 주가부양의 필요불가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공소취소엔 ‘신중론’

민주당은 국정조사에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여럿 제기했지만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법조계에서 우세하다. 검찰개혁자문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국정조사에서 특정 진술 유도 압박 등 검찰의 부적절한 수사 행태가 드러났고, 리호남의 필리핀 부재가 사실이라면 쌍방울 관계자의 진술 신빙성도 크게 떨어지게 된다”면서도 “아직 공소취소 등을 말하기엔 이른 단계”라고 밝혔다.

국정조사의 위법성 논란도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감사를 재판·수사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국정조사가 진행될수록 재판과 수사에 관여할 목적이라는 의심이 더 크게 든다”고 지적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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