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4가지 종전 조건 전달…“핵협상과 무관”

미국과 팽팽한 군사·외교적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이란이 중재국 파키스탄에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법적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전쟁 종식 조건을 공식 전달했다. 이란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조치를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어, 2차 종전 협상의 재개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의 봉쇄 해제 결단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중재국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재방문해 고위 당국자들과 심도 있는 추가 협의를 진행했다. 매체는 이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은 미국의 핵심 요구인 핵 프로그램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며, 오직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가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한 협상 요구안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관련한 새로운 법적체제 도입 △전쟁 피해에 대한 막대한 배상금 지급 △미군의 추가 군사공격 방지 확약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해상봉쇄의 전면 해제 등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새 법적체제 도입 요구는, 이란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해당 해역에 대한 배타적 통제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으려는 고도의 지정학적 노림수로 풀이된다.
아라그치 장관의 최근 행보는 꼬인 협상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셔틀외교의 연속이다. 앞서 이란 대표단은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 고위층과 1차 회동을 가진 뒤, 또 다른 핵심 중재국인 오만 무스카트로 이동해 하이탐 빈 타리크 술탄을 예방했다. 이후 다시 이슬라마바드로 복귀해 최종 요구안을 조율한 아라그치 장관은 곧바로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로 향했다. 이는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다목적 행보로 읽힌다.
양국은 앞서 지난 11일 파키스탄의 중재로 1차 종전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나, 이란이 미군 철수와 포괄적 제재 해제 등 강경한 10개 조항을 들이밀며 협상은 파행을 겪었다.
외교가에서는 이란이 협상 재개의 절대적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선(先) 해상봉쇄 해제’를 내건 점에 주목한다. 타스님통신은 “이란은 현재 미국이 유지 중인 해상봉쇄 조치가 지난 휴전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결국 멈춰선 종전 협상시계가 다시 돌아갈지 여부는 미국의 태도 변화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대이란 압박 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어, 양측의 외교적 간극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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