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이면에 속타는 美·이란…활발해지는 물밑 외교
이란 송유관 사흘후면 내부폭발”
이란 “美와 대화 안해, 요구만 전달”
치열한 장외다툼 속 외교채널 총동원
트럼프, 영국 총리와 해협 개방 논의
이란도 파키스탄 복귀, 오만·러 방문
![이·레바논 휴전 유명무실…다시 피난 행렬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지역을 공습한 가운데 민간인들이 레바논 수도인 베이루트를 향해 북쪽으로 피난을 떠나고 있다. [AFP]](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7/ned/20260427111505490mezy.jpg)
지난 주말 2차 대면 회담이 불발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대외적으로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면에는 종전 협상 도출에 초조한 모습이 역력하다. 양국은 각자 가용할 수 있는 외교 채널 총동원하며 물밑 중재를 조율하는 한편, 상대방의 요구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훌륭한 성과를 냈으며,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이란 전쟁이 “매우 곧(very soon) 끝날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그들(이란)이 똑똑하게 행동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어쨌거나 이길 것”이라 강조하며 협상 방식에 대해서는 “전화로 진행하겠다. 그러니 그들(이란)이 원하면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협상을 중재하는 파키스탄에 전화를 걸어 ‘우리는 더는 이것(협상단을 파키스탄에 보내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사람들(미국 협상 대표단)을 18시간이나 여행하게 해서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면서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종전) 합의에 무엇이 포함돼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들(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과의 2차 대면 협상이 결렬된 이후 나온 언급으로, 이란과의 협상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스트롱맨’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5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소규모의 대표단을 끌고 파키스탄으로 향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2차 회담이 성사될 것이라 예상됐으나, 이란 대표단은 미국과 직접 대화하지 않겠다며 요구안만 전달하고 파키스탄을 떠났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대표단을 파키스탄으로 보내지 않겠다며, 사실상 2차 회담 결렬을 알렸다.
겉으로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과의 종전 협상 도출과 전쟁 출구 전략 모색에 초조한 입장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전언이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2차 회담이 무산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통화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영국 총리실은 언론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은 글로벌 경제와 영국 및 전 세계 국민들의 생계비에 미치는 심각한 여파를 고려할 때,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재개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동맹들의 도움이 필요 없지만, 확인하려 했던 것”이라며 동맹들의 대응에 불만을 표했지만, 2차 회담이 무산된 이후에는 입장을 바꿔 동맹들과 의견 조율에 나선 것이다.
이란의 회담 거부에 미국도 대표단 파견 일정을 철회하며 맞대응 했지만, 지난주부터 파키스탄에 미국 측 실무진들이 대기하며 협상 준비를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회담을 거부하며 치열한 장외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중재 채널 확보와 대미 소통 전략 강화에 나섰다.
아라그치 장관은 25일 파키스탄을 떠나 오만을 방문한 뒤 하루 만인 26일 다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돌아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라그치 장관은 오만에서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사이드 술탄을 예방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돌아가, 중재의 핵심 인물인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 등을 면담했다.
타스님 통신은 아라그치 장관이 이 자리에서 종전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이 파키스탄 당국자들에게 전달한 종전 협상을 위한 요구안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법적 체제 시행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 수령 ▷교전 당사국들의 재침략 금지 보장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등의 의제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란의 새 제안은 핵 협상은 추후로 미루고, 우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전쟁 종식만 두고 협상을 벌이자는 것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어 러시아를 방문, 오는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접견할 예정이다. 아라그치 장관이 현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직전 중재국 오만, 이란의 전통적인 우방이자 후견국인 러시아를 오가는 것은 이번 종전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오만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직전까지의 중재국으로, 당시 미국 측에 이란이 상당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며 끝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란과 안보 협정을 체결한 전통적인 우방국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여러 차례 대화를 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고 나면 이내 러시아 측 입장에 경도되는 모습을 보여, 트럼프를 다루는 푸틴 대통령의 능수능란한 방식에 전 세계가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란은 러시아로부터 대미 협상 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얻으면서, 러시아에 이란의 협상 목표와 계획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국제 여론을 흔들어 종전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외교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란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25∼26일 사이에 이집트, 프랑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의 외무장관과 연이어 통화했다. 미 방송 CNN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연이은 전화 외교에서 바드리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에게는 “역내 최근 전개 상황”을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에게는 지속적인 정전을 위해 유럽 국가들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에게는 종전 이후 중동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이란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해진다.
전쟁에 지친 주변국들도 종전 노력에 대해서는 호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아라그치 장관에게 카타르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적극적인 중재 및 대화 촉진 역할을 계속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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