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협상단 파견에도 이란 “회담계획 없다”…2차협상 재개 두고 ‘샅바싸움’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협상 재개 장소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협상단을 파견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계획이 없다고 밝혀, 협상을 두고 양쪽 실랑이가 계속되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내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과 회담할 것”이라며 “이란이 먼저 대면협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외교에 기회를 줄 의지가 있다”며 “이번 회담이 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액시오스는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이란 양국이 각각 파키스탄과 양자 회담을 가진 뒤, 이르면 27일 양국간 직접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레빗 대변인은 “최근 며칠 사이 이란 쪽에서 일정한 진전이 포착됐다”며 “그들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1차 협상을 주도했던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현지에 가지 않고 미국에 머무르며 상황을 관리한다. 레빗 대변인은 “협상 진전 시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이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국무장관 등 핵심 안보라인도 워싱턴에서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란 쪽은 미국과의 협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자신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이 25일 오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다며 파키스탄의 고위 관리들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회담도 이란과 미국 사이에 계획된 것이 없다”며 “이란의 의견이 파키스탄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한다고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밤부터 파키스탄, 오만, 러시아 순방에 나서, 그 일환으로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지역 정세와 전쟁 상황을 둘러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일단 협상 대표인 밴스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이슬라마바드에 오지 않고, 접촉 진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액시오스는 “밴스 부통령의 카운터파트인 갈리바프 의장이 이번 파키스탄행에 불참한 것이 밴스 부통령이 빠진 진짜 이유”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지난 1차 협상 이후 이란 수뇌부 내부의 알력 다툼에 큰 불만을 품고 사임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가 여전히 수석 협상가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대신 밴스 부통령의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진이 윗코프·쿠슈너와 함께 파키스탄에 동행한다.
외교적 노력과 별개로 미국은 이란을 향한 군사적, 경제적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며칠 내로 두 번째 항공모함이 중동에 도착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작전에 합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란이 ‘현명한 거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군이 3척의 항모를 동시에 이 지역에 배치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양쪽의 줄다리기에도 미국과 이란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란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해협 정상화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미국은 특히 농축 우라늄 이전 및 핵무기 개발·보유 포기 확약을 협상의 ‘레드라인’으로 재확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란이 핵을 절대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군사 단계에서 외교 단계로 전환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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