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 못하는 트럼프 ‘입’, 분열된 참모진…이란협상 최대 걸림돌 [1일1트]

김영철 2026. 4. 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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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협상 교착 원인, 트럼프 메시지 지목
최후통첩 6차례 번복…“외교해법 스스로 약화”
참모진도 “경제 압박” vs “출구전략” 이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DC 집무실에서 열린 의료비 부담 완화 관련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며, 2~3주 내에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 .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국민연설
그들(이란)에게 내일(7일) 오후 8시까지 시간이 있다. 이 시한까지 합의하지 않으면 자정까지 이란의 모든 교량과 발전소가 파괴될 것.

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해협이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하게 개방된다면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한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남긴 글
워싱턴 시각으로 22일 저녁(한국시각 23일 오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휴전 시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
그들(이란)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느 쪽으로든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

2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남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이란과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발언을 뒤집는 발언들을 연일 이어가면서 협상 진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백악관 참모진들 사이에서도 이란 협상에 대한 대응 전략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외교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이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핵심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가 지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놓은 강경 메시지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유지 결정이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한 협상 흐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메시지, 협상에 부정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의료비 부담 완화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EPA]

이란 측과 아랍권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가 사실상 협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보고 있으며 유럽 외교 소식통 역시 “최근 하루 동안 협상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CNN 방송도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은 7주간 이어진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근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며 “일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 측이 미국을 깊이 불신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가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이란 내에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란은 협상 참석 여부를 두고 시간을 끌며 미국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 출신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이란의 계산에 미국 발언은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이란은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방식은 외교적 해법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란과의 협상에는 공개적 압박보다 조용하고 신중한 접근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최후통첩 번복만 6번…美부통령 출국도 결국 취소
JD밴스 미국 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쳐다보며 그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EPA]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을 뒤집은 것은 6차례다. 이로 인해 이란 전쟁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48시간 내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이란 발전소 타격을 경고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23일 시한이 임박하자 협상을 이유로 공격을 5일간 유예했다.

공격 유예기간이 끝나가던 찰나에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유예기간을 이달 7일까지 추가로 열흘 미뤘다. 지난 7일이 되자 시한 종료를 90분 앞두고 이란과 2주 휴전을 발표했다.

휴전이 끝나가는 시점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장 시한을 하루 늘리는가 하면서도 이후엔 무기한 연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는 2주 휴전 종료 기한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휴전 시한을 “22일 저녁”이라고 밝혔다. 하루 뒤인 21일에는 “이란 지도부가 통합된 협상안을 마련할 때까지”라며 휴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이란과의 협상에서 미국 측 협상단으로 나선 JD밴스 부통령의 출국을 두고도 연일 혼선을 빚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JD 밴스 부통령, 재러드 쿠슈너(맏사위), 스티브 윗코프(중동 특사)가 협상을 위해 가고 있다”고 했다. 폭스뉴스 진행자에게는 “오늘 밤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휴전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종전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부상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계자가 “이날 예정됐던 밴스 부통령의 이슬라마바드 방문 일정은 취소됐으며, 재조정된 일정은 없다”고 전했다.

“봉쇄 유지” vs “조속한 출구전략”…참모진 의견 분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워싱턴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있다. [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연일 오락가락하면서 백악관 내부에서는 이란과의 협상에 대한 전력을 두고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참모들은 이란이 원유 수출 차질로 조만간 생산 중단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봉쇄를 유지해 경제적 압박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협상 시간을 끄는 데 유효한 수단으로 보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참모진들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조속한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11월 중간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 역시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협상 진전을 무너뜨릴 수 있어, 자칫 1기 행정부 당시 폐기했던 핵 합의보다 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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