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5% 쇼크… 쏟아지는 張 사퇴론
당내 “장동혁 대표 물러날 때 알아야” “2선으로 후퇴하라”

국민의힘 지지율이 15%까지 떨어졌다. 2020년 창당 이후 가장 낮다. 당내에선 “장동혁 체제로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며 퇴진론, 2선 후퇴론이 분출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기강이 무너진 군대로는 전투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일 성인 1005명을 전화 면접해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전 조사보다 3%포인트(p) 떨어진 15%였다. 민주당은 1%p 오른 48%였다. 같은 정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것은 대선 패배 실망감이 컸던 지난해 8월 1주(16%)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보다 낮았다. 세대별로도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연령대에서도 민주당에 열세였다. 자신을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9%였다. 수도권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층에서 철저히 외면받은 셈이다.
‘15% 쇼크’에 당내에선 장동혁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TV조선에 출연해 “이런 상황이라면 장 대표 본인이 어떤 책임이 있는지를 밝히고 결자해지하는 심정으로 자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는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고 했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은 본지에 “장 대표가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사퇴”라고 했다. 당내에선 ‘선거운동 배제론’ ‘2선 후퇴론’ 주장도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기강이 무너진 군대로는 전투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지금부터 발생하는 해당(害黨)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공천된 후보자라도 해당 행위를 하면 즉시 교체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장 대표는 “정부·여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착시 현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면초가 장동혁, 이 와중에 “해당 행위 후보는 즉시 교체”
이번 NBS 조사에서 대구·경북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5%로 민주당(34%)보다 낮았다. 양당의 격차는 오차 범위 안이긴 하지만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가 무당층(35%)으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연령별 지지율에선 20대(22%)에서 민주당(20%)과 유사했고 70대 이상을 포함한 다른 연령대에선 민주당에 열세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20대는 적극 투표층이 많지 않아 실제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평가하긴 이르다”고 했다. 이념 성향별 조사에선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9%로, 민주당 46%의 5분의 1 수준이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15%까지 하락한 것을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통상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층 결집으로 무당층이 줄어드는데 장동혁 대표가 유권자 상식에 벗어난 행보를 보이면서 여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15% 지지율은 ‘선거를 치르려면 장동혁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의 경고”라고 했다.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내에선 장 대표 사퇴 주장이 이어졌다. 박정훈(서울 송파갑)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 총사퇴 뉴스가 나온다면 우리 당 후보들의 지지율은 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2선 퇴진을 요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한기호(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장 대표가 가만히 있는 것이 당을 돕는 길”이라고 했다.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의원도 “사퇴하기가 싫다면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선으로 물러나라”고 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 사이에선 장 대표를 배제하고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장 대표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인 노선 변화 거부, 당내 반대파 축출, 대구·충북 등 공천 내홍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장 대표는 후보들의 짐”이라고 했고,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도 “장 대표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하라”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또한 “당 지도부의 제1 책무는 지지율 관리”라고 했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골목에서 목이 터져라 호소해도 ‘장동혁 얼굴 보고 어떻게 찍어주나’라는 유권자 한마디에 후보들은 무릎이 꺾인다”며 “장 대표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좌절감이 든다”고 했다. 특히 최근 장 대표의 8박 10일 미국 방문 논란 이후 장 대표가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다른 후보자는 “국민의힘 메신저인 장 대표가 비호감이 됐는데, 어떻게 방미 성과라는 메시지가 유권자들에게 전달되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장 대표가 방미한 배경은 ‘절윤 결의문’으로 사분오열 된 개인 지지 기반을 복구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면서 “절대다수인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장 대표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당 안팎의 압박에도 장 대표는 선거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들은 “지도부를 흔드는 퇴진론은 해당 행위”라며 일제히 장 대표를 비판하는 의원들과 언론을 비난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일부 의원들이) 사사건건 열심히 뛰는 당대표의 발목만 잡는다”며 “당의 그늘에서 곱게 크신 영감님들이야말로 물러나야 할 때”라고 했다.
작년 8월 선출된 장 대표의 임기는 2년이다. 다만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진퇴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었다. 장 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현 지도부는 지방선거 투표일인 6월 3일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지도부가 해산하려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해야 하는데, 김민수·김재원 최고위원 등은 장 대표 노선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원들 상당수는 침묵하고, 당대표 주변은 충성 조직처럼 돼 버렸다”며 “여론에 따라 반응하지 못하고 전략도 안 보인다”고 했다.
이날도 당 주류인 영남권 의원들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부 의원은 사석에서 “장동혁 지도부로는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지금 와서 퇴진하면 혼란만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의 퇴진으로 당의 중심이 한동훈 전 대표 측으로 급격히 쏠릴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야권 관계자는 “국회의원 입장에선 지방선거가 당장 본인의 정치적 생사를 결정하는 게 아니다 보니 본인 공천에 영향을 줄 차기 당대표 선거나 원내대표 선거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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