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완성' 6·3 지방선거 비껴가나
여야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 공감 속 '수도권 표심 향방'에 주목
'여의도 정치권 명분론 vs 무기력한 지역 정치권' 구도 등도 영향

충청권의 숙원인 '행정수도 완성'이 6·3 지방선거에서 비껴가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지역의 최우선 의제 중 하나이자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행정수도특별법'의 연이은 좌초와 관련, 정치권의 행보가 과거와는 다른 양태로 표출되면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 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2일 행정수도특별법안 5건에 대해 위헌 논란 미해소 등을 이유로 결론을 내지 않고 '계속 심사'로 분류했다.
앞서 두 차례의 심사에서 후순위에 밀리며 '시간 부족' 때문에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만큼, 22일 심사에 이목이 쏠렸다. 더욱이 1-5번째로 해당 법안들이 상정되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장시간의 소요 없이 해묵은 '위헌 논란 미해소'와 '국민적 공감대를 위한 공청회 개최'를 제시한 채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지역에선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모두 충청 민심을 넘어 '수도권 일극 체제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의 대의에 공감, 행정수도 완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행정수도특별법을 둘러싼 일련의 정치적 과정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또 '행정수도법' 제정안 5건 전부 지난해 발의된 점, 법안 병합 심사나 대안 작업 여부 등 입법 절차에 대한 의혹도 인다.
이에 지역민들의 시선은 그 배경으로 향한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40여 일 앞둔 통상의 정치권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란 이유에서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을 근거로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22년 간 행정수도는 대선·총선·지선의 단골 공약이었다. 정권 교체시마다 행정수도 미완성에 대한 이전 정권의 비판과 앞으로의 비전 제시가 되풀이됐다. 주목되는 부분은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의 정치권은 여야 공히 최대한 몸을 사렸다는 점이다. '행정수도'라는 상징성이 자칫 충청권 전체 선거판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의도는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 논쟁으로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거주하지 않는 1주택'의 세제 혜택에 문제를 제기, 비거주 1주택에 대해 양도세뿐만 아니라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다. 이에 고가주택이 상당한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술렁이고, 낮은 정당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연일 '세금폭탄론'을 앞세우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반면 여당은 아직 장특공제 폐지는 검토한 적이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부동산에 민감한 국민 정서를 감안해 야당은 지방선거에서의 프레임 전략으로, 여당은 방어와 함께 전선 전환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결국은 수도권이다.
특히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고공의 국정수행 평가가 여론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열세에 놓인 야당은 역공의 기회를, 여당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전 양상이다.
치열한 수도권 혈투와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 사이에 충청권과 행정수도특별법이 자리잡은 것이다.
일각에선 행정수도특별법의 순탄지 않은 입법화 과정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지지층 이탈 방지와 중도층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현 시점에서 정치권이 굳이 수도권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리겠느냐는 의미다.
또 '행정수도'라는 민감한 사안을 선거 전 다루기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인다.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의 공과와 그에 따른 민심이 어디로 흐를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다. 법안소위에선 '국민적 공감대를 위한 공청회 개최'를 제시했다. 국회법 상 제정법률안과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선 공청회·청문회를 개최해야 하지만 위원회 의결로 이를 생략할 수 있다. 일종의 '시간끌기용'이 아니냐는 의문이 이는 대목이다.
여기에 지난 22년 동안 반복된 '여의도 정치권의 명분론'과 '무기력한 지역 정치권'의 대립 구도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주장도 인다.
행정수도특별법 공청회는 내달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 된 뒤 열릴 예정이다. 이후 6·3 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국토법안 심사소위, 국토위원회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을 거쳐야 한다. 행정수도 완성 의제가 지방선거를 비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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