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 나포에 막힌 호르무즈 '탈출'...선박 대기 장기화·비용 급증

이혜미 기자 2026. 4. 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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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 나포·총격까지...해협 통과 사실상 '스톱'
이란 무력 통제 강화…CMA CGM 선박도 회항
국적선 26척 대기 장기화...하루 억대 비용 부담
22일 이란 국영방송이 배포한 이란 군인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컨테이너선 나포 장면 캡처 화면. [출처= 연합]

미국의 휴전 연장 선언에도 이란의 해협 통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MSC의 선박 나포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휴전 이후 해협 탈출을 준비 중이던 선박들의 움직임이 사실상 중단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총 3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나포 및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MSC 프란체스카'호와 '에파미노데스'호가 사전 허가 없이 해협을 운항하고 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등 항법 규정을 위반해 해상 안전을 위협했다며, 두 선박을 자국 해안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컨테이너선 '유포리아'호는 해협 통과 과정에서 공격을 받은 뒤 이란 해역에 정지된 상태로 파악됐다. 이란 관영 매체들은 군의 경고를 무시한 선박에 발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으며, 관련 조치가 정당한 집행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총격과 나포가 동시에 발생하며 상선 대상 물리적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해협 통과를 시도하던 선박들의 움직임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 상선 공격·나포에 글로벌 선사 '스톱'…해협 탈출 멈추나

휴전 논의가 시작된 이후 일부 선사들은 통항 재개 기대감에 맞춰 선박을 해협 입구로 이동시키며 이른바 '대탈출' 준비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일부 컨테이너선은 AIS(자동식별장치)를 끈 채 통과를 시도하는 등 고위험 운항도 감수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선박 나포와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해협 통과 시 물리적 공격 가능성이 확인되자, 선사들은 잇따라 통과 시도를 보류하고 대기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외교적으로는 휴전 국면이 유지되고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통제가 강화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된 상태다. 이란이 해협 개방과 통제를 반복하며 영향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선사 입장에서는 통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프랑스 선사 CMA CGM 소속 컨테이너선 4척 역시 이란 측에 의해 회항 조치된 것으로 전해지며, 주요 원양 선사들의 정상 운항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북부 라스알카이마(오만의 무산담 정부와 접경 지역)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걸프만 해상에 떠 있는 화물선들. [출처=연합뉴스]

◆ 국적선 26척 '기약 없는 대기...비용 부담 눈덩이

국내 선사들도 영향권에 들어와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한국 선박 26척이 머물고 있으며, 통항 재개 기대감에 해협 입구까지 이동했지만 실제 이탈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외교부는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며 선박과 선원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선원 163명에 대한 식량과 생필품 공급 등 기본적인 지원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공격 사례가 이어지면서 안전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에 대한 피격 및 나포 사례가 잇따르면서 선사들은 '선제적 통과'보다 '안전 확보 후 이동'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선박 대기는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문제는 상황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미국이 휴전 연장을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란 역시 해협 통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정상 통항 재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비용 부담도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 해운협회에 따르면 해협 봉쇄로 선박이 갇힌 국적 선사 17곳 전체의 하루 피해액은 21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운항 차질에 따른 손실과 유류비·전쟁보험료·선원 위험 수당 등이 포함된다.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일부 선박들이 해협 인근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이후 총격 등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서 현재는 사실상 추가 이동 없이 대기하는 분위기"이라며 "선원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해협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통과를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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