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운집한 삼성 노조…성과급 갈등 '총파업 충돌'로 번지나

강민경 2026. 4. 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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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정면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생산 차질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파업 시 수십조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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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총파업 앞두고 압박…경영진 사진 바닥에
"영업익 15% 지급·상한 폐지"…노사 입장차 여전
반도체 호황 속 내부 갈등…공급망 리스크로 확산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정면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생산 차질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 일대에서는 초기업노조를 중심으로 한 '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경찰 추산 3만여명, 노조 추산 4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몰리며 사업장 주변 8차선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이날 집회는 단순 결집을 넘어 총파업을 앞둔 '세 과시' 성격이 짙었다. 검은 조끼를 입은 조합원들이 약 1.8㎞ 구간을 가득 메운 채 "성과급 상한 폐지", "보상 체계 투명화"를 외치며 사측을 압박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상한선을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경영진을 겨냥한 수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일부 조합원은 이재용 회장과 전영현 부회장, 노태문 사장의 사진을 바닥에 깔고 밟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 아래에는 경영진을 비꼬는 별칭까지 적히는 등 집회 분위기는 한층 거칠어졌다. '무노조 경영'으로 상징되던 삼성의 조직 문화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교섭에서 돌아온 것은 없었다"며 성과급 제도의 불투명성과 일회성 보상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이번 투쟁은 삼성전자의 미래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싸움"이라며 성과에 걸맞은 보상 체계가 마련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집회를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규정,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현재 약 7만4000명의 조합원을 확보해 과반노조 지위를 갖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지급은 사업부 간 수익 구조 차이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특히 메모리와 달리 적자가 이어지는 시스템LSI·파운드리까지 동일 기준을 적용할 경우 조직 내 보상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시장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라인이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파업 시 수십조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공급망 충격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파업 확산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생산시설 점거 등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 안전보호시설 운영 인력에 대해서는 정상 근무를 요청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화학물질과 가스를 다루는 설비는 쟁의 상황에서도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이유다.

한편, 노사 갈등이 격화되면서 이해관계자 간 충돌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같은 날 집회 현장 인근에서는 일부 주주 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고 "호황기에 공장을 멈추는 것은 주주 재산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노조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성과는 노동자가 만들었지만 보상은 경영진이 가져간다"며 맞섰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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