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담합으로 10조 원대 매출…검찰, 전분당 3사 22명 기소

담합을 통해 10조 원대 관련 매출을 올린 전분당 업체 전·현직 임직원 20여 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4월 23일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등 전분당 시장 과점업체 3곳을 기소했다.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2개월 만이다. 각 회사의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21명도 기소했다. 이중 대상의 사업본부장은 16일 구속 상태로 먼저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전분당 가격을 담합했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10조 1,520억 원이다. 식료품 담합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보다 1조 원 많다. 삼양사도 담합에 가담했지만 수사에 협조해 기소에서 빠졌다.
전분당은 음료, 주류, 과자, 유제품에 단맛을 내는 재료다. 산업용 전분은 제지나 섬유, 철강에도 쓰인다. 전분당을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은 가축용 사료에 쓰인다. 나희석 공정거래조사부장은 "전분당은 생소하지만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알고보면 농가까지 모두 피해자"라고 말했다.
삼양사를 포함해 4개 업체 실무자들은 한 곳에 모여 대형 화이트보드에 세세한 담합 가격을 써가며 합의했다. 여러 차례 유찰될 때를 대비한 가격까지 미리 맞췄다. 거래처에 공문을 보낼 때도 한자리에 모여 합의를 지키는지 서로 감시했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로펌에 휴대전화 포렌식을 맡겨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 2만 개 대부분을 삭제한 정황도 있다.
담합 기간 전분 가격은 최고 73.4%, 과당류 가격은 63.8% 올랐다. 이 기간 물엿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39.05%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 16.61%를 크게 웃돌았다. 검찰은 담합으로 4개 업체의 매출액이 연 평균 24.5%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검찰은 앞서 제당사 3곳이 설탕 가격 3조 2,715억 원을, 제분사 7곳이 밀가루 가격 5조 9,913억 원을 담합한 혐의로 밝혀 기소했다. 모두 자체 첩보로 수사에 나서 2개월 안에 수사 결론을 냈다. 이날 발표된 전분당 담합 사건까지 모두 47명을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