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5.1% 치솟으며 ‘GDP 서프라이즈’… 전쟁리스크가 ‘복병’

조재연 기자 2026. 4. 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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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국내총생산 1.7% ‘깜짝 성장’
중동발 악재 이긴 ‘반도체 파워’
수출 ‘성장 기여도’ 3분의2 달해
작년 4분기 역성장 기저효과도
GDI 증가율은 38년만에 최고
공급망차질 등 온전히 반영안돼
전쟁 장기화땐 경기 하방 압력

올 1분기 한국 경제의 1.7% 성장(전분기 대비)을 이끈 동력은 인공지능(AI) 혁명이 이끈 글로벌 반도체 호황이었다.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7.5% 급증하며 3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1분기 성장률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이 온전히 반영돼 있지 않아, 장기화하는 중동 전쟁이 경기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했다. 수입도 3.0% 늘었지만,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5.1% 급증하며 전반적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내수도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률을 0.6%포인트 높였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성장률에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0.2%포인트 기여했지만, 정부소비는 0.0%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분기 고성장엔 지난해 4분기 -0.2%로 한국경제가 역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업종별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전기 대비 3.9% 증가하며 2020년 4분기(4.0%)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건설업도 전기 대비 3.9% 증가했고 농림어업은 4.1%, 전기가스수도사업은 4.5% 늘어났다.

1분기 실질 GDI는 지난해 4분기보다 7.5% 급증해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8년 1분기(8.0%)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실질 GDI는 실질 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을 감안한 것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다. 수출품목 단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1분기 -0.2%, 2분기 0.7%, 3분기 1.3%, 4분기 -0.2% 등 진퇴를 거듭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올해는 1분기부터 당초 전망치(0.9%)를 훌쩍 넘어선 1.7% 성장을 기록해 연간 경제성장률 역시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변수는 지난 2월 말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이다. 이번 1분기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주요 국제기구와 투자은행(IB)은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씨티는 2.4%에서 2.2%, 바클리는 2.1%에서 2.0%로 내려 잡았다. 이달 들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유지했지만,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8%에서 2.5%로 대폭 올려 잡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조기에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다음 분기부터 한국 경제에 본격적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중동 전쟁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커졌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2분기부터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부정적·긍정적 효과가 얼마나 클지, 어떻게 작용할지에 따라 2분기와 연간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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