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하늘길' 광주·전남…국제선 취항·인천 노선 확보 ‘시급’

정성현 기자 2026. 4.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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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무안공항 기약 없는 폐쇄
광주공항 인천공항 노선 추진…'막막'
국제행사 앞둔 여수공항 국제선 절실
"정부 협력해 안전·접근성 확보 총력"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구금된 한국인들을 태울 대한항공 전세기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 장기 폐쇄로 광주·전남 하늘길이 사실상 끊기면서 지역 항공망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무안공항 정상화가 기약 없이 늦어지는 가운데, 광주공항의 인천국제공항 연결 국내선과 여수공항 국제선 보완 필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22일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현재 지역 항공망은 구조적으로 단절된 상태다. 무안공항은 참사 이후 장기 폐쇄로 국제선 기능이 멈췄고, 광주공항은 국제선은 물론 인천공항 연결편도 없다. 여수공항 역시 김포·제주 노선에 머물러 국제선 접근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지역 전체가 항공 네트워크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이 공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지역 이동권과 관광 기반 전반을 흔들고 있다. 지역민들은 해외 출국을 위해 수도권까지 이동하는 '원정 이동'을 감수하고 있다. 왕복 8시간에 달하는 이동 시간과 추가 비용 부담이 이어지고, 관광업계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광주·전남 여행업계는 지난해에만 2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광주시가 최근 여행업계 지원에 나선 것도 피해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시는 지역 여행사 220곳에 업체당 200만원 규모의 여행상품 기획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단기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결국 핵심은 대체 하늘길 확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광주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국내선 직항 노선이 거론된다. 국제선 재개가 단기간에 어려운 상황에서 인천공항을 통한 간접 연결망이라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지난 15일 한국공항공사 광주지사에서 열린 광주공항-인천국제공항 국내선 유치 간담회에서도 광주시와 관광업계, 지역 정치권은 노선 신설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안공항 정상화 이전까지 지역민 이동권을 보장하고 관광 수요 이탈을 최소화하려면 최소한의 항공 연결망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 현장조사. 연합뉴스

다만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항공업계는 수요 부족과 적자 가능성, 환승 효율 문제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항공편이 하계·동계 시즌 단위로 편성되는 구조상 신규 노선 반영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광주-인천 노선은 즉각적인 해법이라기보다 비용과 수요 검증이 필요한 임시 대안으로 평가된다.

광주관광협회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지역민들은 타 지역 공항을 이용하기 위해 장거리 이동과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있고, 여행업계는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선 취항이 어렵다면 인천공항을 오가는 국내선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노선 도입까지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 세관·출입국·검역(CIQ) 시설과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추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특정 지역 공항에만 예외를 적용할 경우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수공항은 보완 카드로 거론된다. 오는 9월 개막하는 세계섬박람회를 계기로 국제 수요가 일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정기 국제선 운항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행사 수요에 기반한 제한적 대응으로 광주권 항공 공백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대체 수단의 완성도가 아니라 공백을 방치할 것인가에 있다. 무안공항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항공망 단절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민 이동과 관광 산업 기반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오는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는 행정 통합을 넘어 생활권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 이동을 뒷받침할 하늘길이 막힌 상태에서는 통합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인천공항까지 연결되는 국내선 노선 확보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노선 신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해 관람객 편의시설과 안전시설 지원, 여객선 반값 운임, KTX 전라선 증편, 여수공항 부정기 국제선 운항 등 특별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협력해 접근성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행안부 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 현장 모습. 전남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