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호르무즈’⋯ K-정유·수요업계, ‘원가·조달’ 이중고

장애리 기자 2026. 4.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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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협상 불확실성에 브렌트유·WTI 하루 단위 급등락 반복
쿠웨이트 수출 불가항력 선언에 중동 공급망 불안 장기화 우려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대기하는 유조선과 화물선. 연합 제공.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해협 개방 기대가 나올 때마다 곤두박질치던 유가는 이내 급등하는 변덕을 부리기 일쑤다. 여기에 쿠웨이트의 수출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까지 겹치면서 원유 수급난을 겪는 국내 정유업계와 수요 산업계는 하루 하루 노심초사하는게 일과가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시시각각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기대가 부각된 지난 17일(현지시간) 배럴당 90.38달러로 9% 넘게 급락했지만, 협상 불발 우려가 커진 20일에는 5.64% 올랐다. 반면 21일에는 2차 협상 불확실성에 각각 5.16%, 7%씩 급등하는 등 요동쳤다. 

이 같은 변동성은 원유 수급 밸런스보다 호르무즈 통항 여부가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 제출과 논의 종결 시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란이 거부했다. 결국 해상 봉쇄는 안 풀리고 후속 협상 일정까지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원유 조달과 비용 관리 사이에서 진퇴양난이다. 봉쇄 장기화에 대비해 미국, 호주 등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동 외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물량 확보 경쟁만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비싼 가격에 물량을 확보했다가 유가가 꺾일 경우 재고평가손실 위험까지 떠안을 수 있는 만큼 셈법만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쿠웨이트의 수출 불가항력 선언은 중동산 공급망 불안이 국내 원유 조달의 변수로 현실화될 수 있음을 각인시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장 생산 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업계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윤곽이 뚜렷해지기 전까지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봉쇄 해소와 공급 정상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유가가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원가 부담과 조달 불확실성을 상수로 놓고 있다”면서 “지금은 조달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트레이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 가격 급등에 수입 물량까지 줄면서 원료 조달 압박이 더 커졌다. 일부에서는 기초유분 생산 감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항공업계는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여름 성수기 조달 부담이 현실화했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과 운임에 즉각 전가하기 어려운 만큼 수요업계 전반의 수익성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