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반토막·해킹사고에도⋯롯데카드, 급여는 400억 늘었다

정은지 기자 2026. 4. 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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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급여 누계 1931억원, 전년 대비 398억원(26.0%) 증가
실적 악화에도 기본급 5%·성과급 300%…업계 최하위 처우 개선 명분
책임경영 약속 어디로…조좌진 전 대표 등 임원 성과급 지급 강행 논란
롯데카드 사옥. /롯데카드 제공

297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당기순이익 반토막이라는 경영 위기 속에서도 롯데카드의 인건비 지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4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킹 사고에 책임을 지겠다며 공언했던 임원 성과급 반납 약속마저 슬그머니 뒤집으면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2025년 급여 누계액은 1931억4300만원으로 전년(1532억9600만원) 대비 398억4700만원(2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가 6.80% 줄어드는 등 나머지 카드사들이 마이너스 6~7%대 변동폭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총임직원은 1683명에서 1753명으로 70명(4.2%) 느는 데 그쳐 인력 변동은 미미했다.

반면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2025년 당기순이익은 814억원으로 전년(1372억원) 대비 40.7% 감소했고, 2023년(3679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토막이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3%까지 하락해 한국기업평가가 설정한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0.75% 미만)을 밑돌고 있다. 3분기 기준 연체율은 2.22%로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급여 총액 증가는 2024년 하반기 노사 임금교섭 타결에 따른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반영이 주된 원인이다. 2024년 기준 롯데카드 직원 평균 급여는 9400만원으로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유일하게 1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최하위였다. 노조의 기본급 8% 인상·성과급 350% 요구에 사측이 기본급 5.5% 인상·성과급 300% 지급안을 제시하며 봉합됐다.

더 큰 논란은 임원 성과급이다. 조좌진 당시 대표이사는 2025년 11월 해킹 사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노사 면담과 타운홀 미팅에서 “2025년도 임원 승진은 없고, 임원 성과급은 반납하겠다”고 공개 발언했다. 노조는 이를 신뢰해 직원 성과급 삭감과 임금인상률 양보를 수용하고 임단협을 체결했다.

그러나 사측은 2월 10일 노조에 임원·본부장 등 41명에게 총 19억원 규모의 임원 성과급 지급 방침을 통보했다. 후임 대표 선임 지연으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조 전 대표도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롯데카드 측은 “2차 피해 없이 사고 수습을 한 노력과 경영 회복 격려 차원에서 임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주사 의지로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사무금융노조 롯데카드지부는 2월 13일 성명에서 “스스로 천명한 책임경영 원칙을 부정하는 행위이자 조합원과 직원들을 기만하는 결정”이라며 성과급 미지급 번복 경위 공개와 책임 경영체계 재정립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결정 배후에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지분 59.83%를 보유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킹 책임을 지고 반납하겠다던 임원 성과급을 되살린 것은 경영 신뢰 자체를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순이익이 반토막 나고 제재까지 앞둔 회사에서 보상 구조만 비대해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