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후회?’… 영국인 53% “어중간한 관계보다 EU 재가입 원한다”
노동당 ‘침묵 전략’이 부른 패착… 지지층 이탈 가속화
민심은 ‘선명성’ 원하는데… 길 잃은 스타머 정부의 타협
영국 국민 과반이 유럽연합(EU) 재가입을 원하고 있으며, 현 정부의 소극적인 협력 노선보다 재가입에 대한 열망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연구단체 ‘베스트 포 브리튼’(Best For Britain)이 유고브의 최신 여론조사를 분석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 중 EU 재가입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응답은 37%에 달했다. ‘약간 지지한다’는 응답(16%)까지 합치면 전체의 53%가 다시 EU의 일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가입에 대한 ‘강력한 반대’는 24%, ‘약간의 반대’는 8% 수준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현재 노동당 정부가 추진 중인 ‘점진적 협력’ 노선에 대한 대중의 온도 차다. 단일시장이나 관세동맹 복귀 없이 EU와 관계만 개선하겠다는 정부 기조에 대해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란다’는 총 응답은 61%로 재가입 지지율보다 수치상으로는 높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이 다르다. 정부 기조에 대한 ‘강력한 지지’는 19%에 불과했으나, EU 재가입에 대한 강력한 지지는 37%로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관세동맹(27%)이나 단일시장(25%) 복귀에 대한 강력한 지지세와 비교해도 정부의 타협안은 동력이 약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현 정부의 기조는 정치적 타협의 산물일 뿐 대중의 지지는 미약하다”며 “시민들이 이런 어정쩡한 입장을 마지못해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진보 진영의 재가입 열망이 압도적이었다. 집권 노동당 지지자의 83%가 EU 복귀를 바랐으며, 자유민주당(84%)과 녹색당(82%) 지지층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타났다. 보수 진영에서도 보수당 지지자의 39%가 재가입에 긍정적이었으나, 우익 성향의 영국개혁당 지지층은 18%만이 재가입을 지지해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문제는 노동당의 전략이다. 브렉시트가 초래한 사회적 분열과 험난했던 협상 과정을 지켜본 노동당은 재가입 논의를 일종의 ‘정치적 금기’로 취급하며 중도화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러한 ‘침묵 전략’이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을 이탈시키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는 “노동당이 영국개혁당에 유권자 10명 중 1명을 빼앗기는 사이,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에는 4명 중 1명꼴로 지지자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명성을 잃은 노동당의 태도가 진보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다. 결국 브렉시트의 후폭풍 속에 ‘재가입’이라는 근본적 해법을 요구하는 민심과 정부의 ‘정치적 타협’ 사이의 괴리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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