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경기도 주택시장 체질 바뀔까…추미애 ‘공공주택 실험’ 띄운다

박다예 기자 2026. 4. 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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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조건 토지임대부 도입…공공이익 환원 구조 실험
14만8000호 공급 구상 속 ‘실수요 중심 시장’ 전환 시도
서울·제주 확산 흐름…지자체 주도 모델 재부상
공급 규모·입지·수용성 변수…정책 안착 여부 관건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사진제공=추미애의원실

민선 9기 경기도 주택정책이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후보가 환매조건 토지임대부라는 새로운 공급 방식을 제시하면서, 주택정책 구조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분양 중심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제도가 국내에서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실험적 모델'이라는 점에서, 결국 관건은 추진력과 실행 여부에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추미애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주거 분야 공약으로 임기 내 총 14만8000호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매년 3만7000호씩 ▲지분적립형 주택 5000호 ▲환매조건 토지임대부 주택 5000호 ▲공공분양 5000호 ▲전세임대 5000호 ▲매입임대 1만호 ▲통합공공임대 5000호 ▲청년·신혼부부 매입임대 2000호를 공급하는 방안이다.

특히 환매조건 토지임대부 주택은 이번 공약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에 더해, 일정 기간 공공에만 되팔 수 있도록 제한하는 구조다. 분양가를 낮추는 동시에 시세차익을 제한해 실수요 중심 시장을 유도하려는 설계다.

이 같은 공급 방식은 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추미애 후보는 과거 국회 연설 등에서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택 공급 방식에도 이러한 인식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책과도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한다. 당시 경기도는 토지임대부 방식을 기반으로 한 '기본주택'을 핵심 주거 정책으로 제시했다.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기본소득형 토지세 구상, 건설원가 공개 등과 함께 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공으로 환원하려는 정책 흐름을 이어왔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과거에도 도입 시도가 있었지만 제도 정착에는 실패했다. 2007년 군포 부곡지구에서 처음 시행됐으나 미분양이 발생하며 확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2011년과 2012년 각각 공급된 서초구 우면동 'LH서초5단지'와 강남구 자곡동 'LH강남브리즈힐'은 전매제한 해제 이후 분양가 대비 수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이 발생하며 '로또 청약' 논란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다시 공급 움직임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특별시가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토지임대부 주택 6000가구를 포함한 공공주택 13만호 공급 계획을 내놨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지난 3월 공고한 강서구 마곡지구 17단지 토지임대부 주택 381가구 모집에는 약 2만명이 지원하며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첫 공급 계획을 공식화했다.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제주시 삼도이동 일대에 2개 단지, 총 72세대 규모의 토지임대부 주택을 조성할 예정이다. 분양가를 시세 대비 낮추고 환매 조건을 일부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별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이어지면서 토지임대부 주택은 다시 정책 전면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고분양가 부담이 커진 시장 환경과 공공 주도 공급 확대 기조가 맞물리면서 대안 모델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경기도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이 실제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실제 공급 규모와 입지, 수요자 수용성 등이 정책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토지임대부 도입이 제도의 시장 안착과 '내 집 마련' 수요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택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환매조건 토지임대부 주택은 과거에도 도입 시도가 있었지만 사업화 단계에서 구조가 바뀌거나 지연된 사례가 많았다"며 "경기도처럼 공공택지 여력이 있는 지역에서 실제 공급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책 성패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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