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에 보복 시작? "스페인이나 독일 미군기지 폐쇄 검토" WSJ 보도

정승임 2026. 4. 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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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 중에 미국을 돕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 비협조적이었다고 판단하는 일부 나토 회원국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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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이란전쟁에 비협조한 회원국 제재"
폴란드, 루마니아 등 협조국엔 미군 재배치
"한국도 안 도왔다" 주한미군에 여파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미 백악관 제임스 S. 브래디 언론 브리핑룸에서 이란과의 분쟁에 대해 발언하던 중 총을 쏘는 동작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 중에 미국을 돕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또는 독일의 미군기지를 폐쇄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는 구체적 언급까지 나왔다. 해당 지역에서 철수한 미군은 미국의 군사 작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국가에 재배치할 전망이다.

이란과 2주 휴전에 합의한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 대한 보복을 본격화하면서 주한미군에도 여파가 있을지 주목된다. WSJ는 이날 주한미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돕지 않은 나토는 필요 없다”며 “한국과 일본, 호주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WSJ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 비협조적이었다고 판단하는 일부 나토 회원국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돕지 않은 회원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뺀 뒤 미국에 협조적이었던 국가에 재배치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를 제재하기 위해 논의 중인 여러 방안 중 하나로, 현재는 초기 단계지만 최근 몇 주 사이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었다고 WSJ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공언한 ‘나토 탈퇴’는 의회 승인(상원 3분의 2 이상 동의)이 필요한 만큼 당장 추진 가능한 미군 재배치부터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럽 전역에 주둔 중인 미군은 약 8만4,000명이다.


스페인 또는 독일서 미군 철수 검토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1일 베를린 총리실에서 열린 주간 내각 회의에 앞서 요한 바데풀 외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베를린= AFP 연합뉴스

WSJ는 이번 조치로 호르무즈해협 감시를 위한 국제연합군 창설 지지를 신속하게 밝힌 폴란드와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그리스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에 미군이 재배치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폴란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군사비로 지출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가장 먼저 호응했다. 루마니아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미 공군의 기지 사용 허가 요청을 신속하게 승인했다.

병력 재배치 외에도 유럽 국가 중에서 적어도 한 곳의 미군기지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이나 독일 내 미군기지가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GDP 대비 5% 이상 군사비 지출’ 방침에 반기를 든 스페인은 미군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투입된 미군 항공기의 영공 사용을 불허했다. “이란 전쟁은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며 거리를 둔 독일 고위 당국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

전쟁 초기 기지 사용에 제한을 가한 영국이나 시칠리아 공군기지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한 이탈리아, 이스라엘행 무기 수송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거부한 프랑스 역시 보복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


나토 사무총장, 트럼프와 회담

방미 중인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8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릴 회담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백악관은 이와 관련된 WSJ의 사실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인 9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진짜 합의를 완전히 이행할 때까지 미국의 모든 함정과 항공기, 군 병력이 현재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미군 철수나 재배치는 없다는 뜻이지만 이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직후 또 다시 글을 올려 "우리가 그들을 필요할 때 나토는 없었고 다시 필요로 해도 곁에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린란드를 기억하라"며 앙금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올초 동맹국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본격 드러냈던 것처럼 어떤 식으로든 후폭풍이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뤼터 사무총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 직후 미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이란과의 전쟁이 동참을 거부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실망한 상태"라며 "그는 지난 몇 주간 일어난 일에 대해 자기 생각을 분명히 털어놨다. 현 상황이 꽤 복잡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언급했는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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