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막은 게 아니라 늦췄을 뿐”…경유값 8% 상승 진짜 의미
최고가격제 효과 뚜렷하지만…시장 왜곡·재정 부담 누적 우려
"3개월 후가 걱정"…공급 정상화 전 더 큰 반등 가능성
![[출처=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8/552778-MxRVZOo/20260408082412596lvxg.jpg)
중동발 공급 충격 속에서도 한국의 경유 가격 상승률이 주요국 대비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시장 안정이라기보다 정책 개입에 따른 '지연된 상승'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과 정유업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종합하면 3월 한 달 동안 유럽 20개국의 자동차용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685.99원에서 3538.7원으로 31.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680.4원에서 1815.8원으로 8.05%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률 기준으로 유럽이 한국보다 약 4배 가팔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격차를 시장 경쟁력이 아닌 정책 개입의 결과로 보고 있다.
◆'시장 vs 통제' 구조 차이…가격 안정 아닌 억제
이번 가격 흐름의 핵심 변수는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가격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의 개입에 나섰다.
제도 시행 이후 유가 상승세는 둔화됐다. 오피넷에 따르면 제도 도입 직후 주간 기준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는 등 단기적인 안정 효과가 확인됐다.
유럽은 공급 충격이 가격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실제로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주요국 경유 가격은 리터당 4000원을 넘어섰다. 반면 한국은 가격 통제를 통해 상승 속도를 억제했다. 동일한 외부 충격에도 상승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 배경이다.
이 같은 흐름은 현재의 안정이 시장 경쟁력의 결과가 아니라 정책 효과라는 점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유가 흐름은 시장 균형이라기보다 정책에 의해 상단이 제한된 상태"라며 "유럽처럼 공급 충격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8/552778-MxRVZOo/20260408082413868uksu.jpg)
다만 가격 억제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전국 유가는 다시 상승 흐름으로 돌아섰고, 서울 휘발유 가격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2000원을 넘어섰다.가격 통제가 상승을 늦출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는 단기 충격 완화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과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유류세 조정, 취약계층 지원, 도입선 다변화 등 정책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 호르무즈 해협 등 물류 차질이 해소되도 원유 수급과 정제 설비 정상화까지 최소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정책으로 시간을 벌고 있는 국면"이라며 "그 사이 구조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 더 큰 가격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