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지는 韓 항공유…미국도 수급난
美절반 이상, 서부는 대부분 韓항공유 써
석유제품엔 경쟁력…“원유확보 협상력 제고 활용” 목소리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한국산 항공유에 의존하는 미국 항공사가 항공 수하물 요금을 잇달아 인상하는 등 국가를 초월해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원유를 구하기 힘든 시기인 만큼, 미국산 원유와 한국산 항공유의 전략적 동맹을 추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항공사들은 최근 잇따라 수하물 요금을 올리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미국·멕시코·캐나다·중남미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짐이 1개 또는 2개일 때 개당 10달러씩 요금을 더 내야 한다고 공지했다.
3번째 수하물 요금은 50달러 인상되는데, 이 항공사가 위탁 수하물 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것은 2년 만이다.
제트블루 에어웨이스도 최근 비용 상승을 이유로 수하물 요금을 인상했다. 아메리칸항공도 지난 2월 중순 수하물 요금을 올렸다.
미국 항공사들이 항공 수하물 요금을 인상한 것은 항공유 가격이 크기 뛰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제시설에 한계가 있어 원유 수출국이지만 동시에 석유제품 수입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후 설비 유지 보수 비용,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환경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정제설비를 줄이면서 한국산 항공유 도입량을 늘려왔는데, 한국이 원유를 들여오는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항공유 공급이 함께 줄고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미국 항공사들의 한국산 항공유 의존도는 최소 절반 이상으로, 미 서부 해안 지역은 항공유 수입량의 대부분이 한국산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한국 정유사가 미국으로 수출한 항공유만 400만 배럴이 넘는다.
또 유종에 따른 문제도 있다. 항공유는 주로 중질유에서 나오는 ‘중간유분’에서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중간 유분은 중질유에 풍부하고 경질유에는 상대적으로 적다.
셰일 혁명을 거치며 저유황 경질유가 풍부해진 미국에선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한국은 세계 5위권 정제능력과 정제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 있는 석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일각에선 한국·미국 간 외교·안보까지 고려해 미국산 원유와 한국산 항공유의 전략적인 동맹을 추진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최근 보고서에서 호주(25.1%), 앙골라(20.9%), 말레이시아(11.5%), 미국(8.0%) 등 석유제품의 한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유국을 활용해 원유 확보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호주(등유 및 난방용 연료 98.3%, 경유 28.8%), 미국(항공유 68.6%) 등은 특정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접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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