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중간선거 앞두고 난파선 탈출?…트럼프 이란 전쟁 후폭풍

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내부에 짙은 패배주의가 퍼지고 있다. 여론 악화 속에 당의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정계를 떠나는 이른바 ‘난파선 탈출’ 현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연방 하원은 물론 상원 통제권마저 민주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4일 정치 매체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내 의원들의 대규모 이탈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연방 의회에서는 하원 공화당 의원 36명과 상원 공화당 의원 7명이 이미 재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하원 21명, 상원 4명이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러한 이탈 행렬은 주 의회 수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4개월 동안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조지아, 아이오와 등 전국 주요 주에서 12명 이상의 공화당 지도자들이 사임하거나 은퇴를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세대교체를 넘어, 가라앉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풀이된다. 딕 웨덤스 전 콜로라도주 공화당 의장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돌발적인 행동들이 공화당을 늘 수세에 몰리게 한다”며 “의원들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탈출 러시’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이 불러온 거센 정치적 역풍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명확한 출구 전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생중계 연설에서 “향후 2~3주 안에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전쟁의 조기 종식 여부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사이 미군이 최소 13명 목숨을 잃었고,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2022년 이후 최고치인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하며 서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6명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이 “지나쳤다”고 평가했으며, 지상군 파병에 대해서는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조차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여전히 35%대 안팎 박스권에 갇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화당 지도부의 선거 전망은 극도로 어두워졌다. AP통신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공화당 지도부가 근소한 하원 다수당 지위 유지와 상원 수성을 낙관했으나, 이제는 내부적으로 하원을 사실상 잃었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나아가 민주당이 상원마저 탈환할 현실적인 가능성이 커졌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닐 뉴하우스는 AP에 “11월은 보기 흉해질 것”이라며 당의 우위가 급격히 깎여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 내부의 균열도 감지된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 등 트럼프의 핵심 우군이었던 강경파 인사들조차 “트럼프 연설에서 들은 것은 전쟁뿐이었고, 생활비를 낮출 대책은 없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거를 관리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나 의회 선거 기구들은 이란 문제를 회피하며 뚜렷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취약 지역구의 후보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한 전쟁 종식과 함께 유가 안정 등 가시적인 경제 회복의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중간선거를 약 7개월 앞둔 공화당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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