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불법대출” 메리츠증권 전 임원 2심 첫 공판서 ‘보석 청구’ 공방

유병훈 기자 2026. 4. 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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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사옥. /메리츠증권 제공

1186억원대 불법 대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메리츠증권 전 임원이 2심 첫 재판에서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추가 심리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쳤다.

서울고법 형사4-1부(김인겸·성지용·전지원 고법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메리츠증권 전 임원 박모씨 등의 2심 첫 공판을 열었다.

박씨 등은 재직 당시 직무상 취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이용해 가족 명의 법인을 세우고, 900억원 상당의 부동산 11건을 매입하면서 1186억원 규모의 대출을 불법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출 알선의 대가로 부하 직원 김모씨와 이모씨에게 가족 법인을 통해 월급과 퇴직금 명목으로 총 8억4000만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은 “금융회사 임직원의 청렴성과 시장 질서를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박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이날 2심 첫 공판에서 박씨 측 대리인은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지만 동업 관계에 따른 수익 분배 측면이 있었고, 1심 형량이 과도하다”며 감형을 주장했다. 이어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석을 허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속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이미 1년 이상 충분한 심리가 이뤄진 사건”이라며 “2심 단계에서 추가로 제출하거나 조사할 증거가 더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범행 규모가 1000억원대를 넘는 대형 금융범죄인 데다 이미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만큼, 단순한 방어권 보장 호소만으로는 보석 인용의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판부는 오는 4월 29일 오전 속행 기일을 열고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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