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차출설이 나온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로 출마할 수 있다는 보도다. 불과 사흘 전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됐다. 그때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함께 컷오프됐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필요하다.” 주 부의장은 법적 대응을 선언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다. 이런 때 언론에 등장한 경기지사 차출설이다.
가정을 해 보자. 경기도에서 몇 달을 선거운동했다. 경기도지사가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런데 그제 컷오프됐다. 그러더니 오늘 대구시장 후보로 차출돼 뛰어들었다. 대구 유권자들이 순순히 받아들이겠나. 똑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다. 전국 최대 1천400만 경기도지사다. 31개 시·군을 두고 있는 거대 광역이다. 이 자리가 대구시장 컷오프 사흘 만에 대체될 수 있는 자리인가. 성사 여부를 떠나 보기에 불편하다. 이런 일을 듣는 것도 처음이다.
국민의힘에서 목격되는 일련의 모습이 있다. 정당 지지도 등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뒤지고 있다. 시중 여론에서도 쉽지 않은 선거가 예상된다. 그러자 유력 후보군이 모조리 백기를 들었다. 선두권인 김은혜·안철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당 밖의 유승민 전 의원도 선을 그었다. 실제로 경선에 나선 주자는 2명이다. 중량감, 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이다. 그러더니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이다.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닌가.
물론 경기도는 모두의 땅이다. 전국 팔도 출신에 모두 열려 있다. 경상도(김문수·이재명)·충청도(이인제·김동연)가 도지사 했다. 전라도(진념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다. 지금 민주당에서 뛰는 후보 면면도 그렇다. 충청도(김동연)·경상도(추미애)·전라도(한준호) 대결이다. 도민 누구도 출신 지역만으로 투표하지 않는다. 지금 국민의힘의 문제는 이게 아니다. 진정성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설’을 뿌려댄다. 해도 너무하는 경우의 수를 마구 대입해본다.
후보를 띄워 점검해본다고 치자. 승리로 가는 정치 공학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질이 웬만해야 한다. 상황이 어느 정도여야 한다. 엊그제까지 다른 지역 발전 공약 외우던 사람이다. 고향에서 지역구까지 모든 게 무관한 사람이다. 불출마를 입에 달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을 경기도지사감이라며 계측을 하고 있다. 직접 내놓기 미안한지 빙빙 둘러서 내놓는다. 이제는 도민도 다 안다. 그래서 자존심에 상처받고 화내기 시작했다.
이제라도 겸손하고 진지해라. 그리고 상식적으로 풀어가라. 그게 작은 불씨나마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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