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사외이사 선임에...노조 “부산 이전 위한 인사” 반발
이사회 구성 6→5인 체제로 축소돼
‘본사이전’ 정관 변경 안건은 미상정

HMM(011200)이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며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에 일단 한 발 물러섰다. 다만 이날 이사회 구성과 정원이 사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편되면서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HMM의 본사 이전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MM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타워1에서 제50기 정기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선임 및 집중투표제 도입 등 원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우수한·정용석·이젬마 3명의 후임으로 박희진 부산대 부교수와 안양수 전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이번 주총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사측은 해당 안건과 관련해 노조 측과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해당 안건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HMM 노조는 본사 이전에 격렬하게 반대하며 주총 전날인 25일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다음 달 2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 개편 방향을 고려하면 본사 이전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노조 측은 신임 사외이사 2명을 본사 이전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박 부교수는 부산 학계 인사이고, 안 고문은 HMM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향후 본사 이전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사회 정원이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축소된 점 역시 이전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편된 이사회는 최원혁 HMM 대표이사와 이정엽 HMM 부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서근우·박희진·안양수 등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2019~2023년까지 4년간 5명 체제로 운영한 전례가 있고 5명 체제가 6명 체제와 비교해 운영상 어려움이 없다”며 “향후 이사회 충원이 필요한 시점에서 정원 증대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HMM 이사회가 ‘본점을 서울에 둔다’고 한 정관 3조를 다음 달 중으로 개정하고 5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본사 이전을 확정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노조는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숙련 인력이 대거 이탈하고 경영 효율성이 현재의 60~7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육상 직원들에 이어 해상 직원을 대표하는 해상노조까지 부산 이전 반대에 가세하면서 노사 갈등은 격화하는 양상이다. 노조는 HMM 본사 이전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셈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최 대표는 이날 “2030년까지 컨테이너 155만TEU, 벌크 1275만DWT를 확보하는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하겠다”며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그는 “HMM은 지금 기초체력부터 튼튼하게 다져야 한다”며 “CMA CGM 등 글로벌 선사들이 이미 거대한 선복량을 바탕으로 육상 물류, 항공 화물까지 확장하고 있지만 HMM은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HMM은 친환경·통합물류·디지털라이제이션 중심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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