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유조선,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통과... 이란 측 "우방국, 특별한 자리 있다"

곽주현 2026. 3. 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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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부, 주태국 이란 대사와 협의
또 다른 배도 해협 통과 기다리는 중
이란 측 "우방국, 특별한 자리 있다"
15일 태국 방콕 외곽 논타부리주에 위치한 한 주유소의 주유기에 ‘품절’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걸려있고, 옆에는 연료 구매 제한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논타부리=로이터 연합뉴스

태국의 유조선이 이란 정부에 별다른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호르무즈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 태국 정부가 이란 측과 협의를 진행한 결과다.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는 25일(현지시간) 태국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에너지 기업 방착(Bangchak) 소유 유조선이 23일 호르무즈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 배는 이달 11일부터 페르시아만에 정박해 있던 원유 운반선이다. 방착 관계자는 "현재 유조선이 인도양을 횡단 중이며, 내달 초 태국에 원유를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하삭 푸앙켓깨우 태국 외무장관과 주태국 이란 대사의 회담이 주효했다. 푸앙켓깨우 장관은 기자들에게 "태국 선박이 해협을 통과해야 할 경우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데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그들(이란)은 자신들이 처리하겠다며 통과할 선박들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태국 외무부의 협조 요청을 이란 당국이 흔쾌히 받아들인 모양새다.

이외에도 태국 화학 기업 SCG케미컬 소유의 태국 선박도 현재 해협 통과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푸앙켓깨우 장관은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이란뿐 아니라 오만과의 협의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오만 무산담주와 접경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11일 바라본 호르무즈해협 인근 화물선들. 라스알카이마=로이터 연합뉴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란 측이 통행료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착 측은 "해협을 건너기 위해 (이란 측에)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가 최근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내 자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주태국 이란 대사관도 엑스(X)에 "우리가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지 않았다는 건 진짜 그렇다는 뜻"이라며 "분명히 말해 우방국에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양 전문 매체 로이드리스트는 18일까지 최소 한 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오는 대가로 200만 달러(약 3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대가로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항로를 통제하고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로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과 협의되지 않은 해협 통과는 여전히 위험성이 높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며 시작된 전쟁 이래 최소 22척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았는데, 이 중에는 태국 벌크선 마유리나리호도 포함돼 있었다. 이 공격으로 태국 승조원 3명이 실종된 상태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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