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리포트]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이혼소송, ‘비상장 전략’ 지배구조 재조명

주재한 기자 2026. 3.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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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소송이 기업가치 산정과 지배구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통상 이혼 소송은 유책 여부가 핵심이지만, 이번 사건은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의 가치 평가 방식이 주된 논의 대상이다.

이 같은 가치 논란은 권 CVO가 고수해온 '지분 100% 비상장 구조'에서 기인한다.

비상장 체제는 권 CVO에게 강력한 통제력과 기동성을 안겨주며 스마일게이트를 국내 대표 게임그룹으로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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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지배구조의 역설···‘시가’ 없는 비상장 가치 4조~8조원 격차
텐센트 신화가 만든 100% 지배구조, 라이노스 소송까지 맞물린 변수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권혁빈 최고비전책임자. / 이미지=시사저널e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소송이 기업가치 산정과 지배구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통상 이혼 소송은 유책 여부가 핵심이지만, 이번 사건은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의 가치 평가 방식이 주된 논의 대상이다. 지난 18일 열린 3차 변론에서도 감정 기준에 따라 기업가치가 4조9000억원대에서 8조원대까지 널뛰는 국면이 연출됐다.

이 같은 가치 논란은 권 CVO가 고수해온 '지분 100% 비상장 구조'에서 기인한다. 상장사는 시장 주가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고 지분도 분산돼 있어 오너 개인의 송사가 경영권 전체를 흔드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1인 지배 체제인 스마일게이트는 지분 분할 결정 하나가 의사결정권 전체를 뒤흔드는 변수가 된다. 사적 분쟁이 지배력 변동 가능성을 내포한 기업 리스크로 직결되는 배경이다.

◇텐센트 협업으로 현금 확보···비상장 성장 모델이어져

이러한 독특한 지배구조는 창업 초기부터 이어진 성공 공식의 결과물이다. 권 CVO는 1998년 첫 창업 실패를 딛고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세웠다. 전환점은 '크로스파이어'였다. 국내에선 고전했지만 중국 텐센트와 손잡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확보한 것이 비상장 경영의 토대가 됐다.

막대한 자금력은 권 CVO의 경영 스타일을 규정했다. 외부 투자나 상장 없이도 신작 개발과 사업 확장이 가능했다.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로스트아크'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었다. 비상장 체제는 권 CVO에게 강력한 통제력과 기동성을 안겨주며 스마일게이트를 국내 대표 게임그룹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이혼 소송을 계기로 이 구조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다. 상장사라면 주가라는 시장 기준이 존재하지만, 비상장사는 평가 방식에 따라 가치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에서 미래 수익성을 중시하는 측과 현재 자산을 중시하는 측의 가치 산정액이 수조원씩 벌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립 경영의 기반이었던 비상장 선택이 법정에서는 가치 산정의 불확실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창업 초기 배우자의 기여도를 둘러싼 갈등도 지배구조를 위협하는 핵심 축이다. 배우자 이아무개씨 측은 초기 자본금 출자와 대표이사 재직 이력을 근거로 공동 창업 수준의 기여도를 주장하고 있다. 만약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대규모 지분 분할을 명령한다면 2대 주주가 등장하게 된다. 권 CVO의 1인 지배 체제가 근간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상장 유보와 라이노스 소송···조직 재편으로 찾는 정면돌파구

비상장 전략이 불러온 파장은 이혼 소송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회사 스마일게이트RPG의 상장 무산을 둘러싼 라이노스자산운용과의 1000억원대 소송이 대표적이다. 라이노스는 2017년 전환사채(CB) 200억원을 투자하며 IPO 추진을 조건으로 걸었으나, 사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 측은 회계상 평가손실로 인해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해당 사건의 1심 선고는 내달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비상장 고수라는 권 CVO의 선택은 사적 분쟁과 투자자 소송이라는 양면의 법적 리스크로 번진 상태다.

물론 권 CVO가 상장을 미뤄온 배경에는 경영적 실익에 대한 계산도 깔려 있다. 2022년 로스트아크 흥행 당시 몸값이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시장 냉각과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겹치며 상장 실익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일게이트는 여전히 높은 수익성(2024년 연결 매출 1조5222억원, 영업이익 5146억원)을 유지 중이지만 미래 전망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크로스파이어는 견조하나 로스트아크의 매출 하향 흐름이 뚜렷하다는 점이 고민이다.

최근 단행된 조직 효율화 작업은 이러한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올해 지주사가 핵심 자회사를 흡수합병해 사명을 '스마일게이트'로 단일화한 것이 상징적이다. 흩어졌던 개발 역량을 한데 모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권 CVO는 비상장 체제의 장점을 지키면서도, 안팎에서 제기된 지배구조 불안정과 신작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단계에 서 있다.

[프로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

주요 경력: 1974년생. 전주 상산고와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8년 포씨소프트 창업. 2002년 스마일게이트 창업. 2017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 역임 후 그룹 이사회 의장 및 희망스튜디오 이사장. 2020년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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