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 처벌 vs 자발 상환”···李, 사업자대출 유용에 ‘최후통첩’

길해성 기자 2026. 3. 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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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대출 우회 매수 급증···전수조사·회수 경고
우회 수요 차단···금융·세무 동시 압박
고가주택 직격···거래 위축 우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수를 정면 겨냥했다. 형사처벌과 대출 회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자발 상환을 촉구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형성된 우회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금융 규제 사각지대를 겨냥한 추가 조치로 풀이된다.

◇"상환 vs 처벌, 선택하라"

이 대통령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 통해 "사기죄 형사처벌과 국세청 세무조사, 강제 대출 회수와 자발 상환 중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인지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최근 사업자대출을 주택 구입 자금으로 활용한 사례가 급증했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앞서 17일에도 이 대통령은 "사업자금이라 속이고 대출받아 부동산 구입용으로 쓰면 사기죄로 형사처벌 될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의 합동 전수조사, 형사 고발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불과 나흘 사이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면서 정책 의지를 재차 확인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SNS에서 사업자대출 주택 구매 급증 보도를 공유하며 "사기죄 처벌과 자발 상환 중 선택은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옛 트위터) 갈무리

이번 발언은 단순 경고를 넘어 자진 상환을 유도하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이미 조사와 제재에 착수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시장 참여자에게 선제적 대응 기회를 주는 성격이다.

◇규제 틈새로 몰린 2조3000억원···우회 레버리지 확대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난 우회 수요가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매수자들이 사업자대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해 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주택 구매 시 사업자대출 등 '그 밖의 대출'을 활용한 사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했다. 규모 역시 1조7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하며 사실상 새로운 레버리지 통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문제는 대출의 성격이다. 사업자대출은 사업 운영을 전제로 공급되는 자금이다. 이를 개인 주택 구입에 사용하는 것은 용도 외 유용에 해당한다. 여기에 이자 비용을 사업 경비로 처리할 경우 탈세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정부가 금융과 세무를 동시에 묶어 대응하는 이유다. 단순한 대출 규제 위반이 아니라 형사 리스크까지 수반되는 사안으로 규정한 것이다.

◇자금조달계획서 기반 점검…금융·세무 동시 대응

정부는 주택 매수 시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와 금융권 대출 내역을 대조해 사업자대출 유용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계획서상 그 밖의 대출로 신고된 자금의 출처를 추적해 사업 목적 대출이 주택 구입에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국세청은 해당 과정에서 대출금 사용처와 이자 비용 처리 내역 등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대출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해 세 부담을 줄였다면 탈세로 판단돼 가산세 부과 등 세무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 사진 = 연합뉴스

적발 시 금융·세무 조치가 병행될 전망이다. 용도 외 유용으로 판단될 경우 대출금 회수와 함께 세무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 과정에서 자금 용도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 사기죄 적용 여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가주택·투자 수요 타격···거래 위축 가능성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우회 레버리지 수요를 빠르게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가 주택 매수나 투자 목적 거래에서 영향이 클 전망이다. 기존에는 주담대 규제를 피해 사업자대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해당 통로가 차단되면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진다. 자연스럽게 매수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거래 위축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금조달계획서에 대한 검증이 강화될 경우 대출 출처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특히 규제 영향이 큰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거래 감소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시장 영향은 집행 강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전수조사 범위와 대출 회수 적용 대상이 확대될 경우 우회 수요 감소가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부 사례에 대한 선별적 조치에 그칠 경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조사 대상 기준과 적용 범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용도 외 유용 판단 기준과 조사 범위에 따라 시장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집행 강도가 높아질수록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 관망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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