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은 없고 ‘공천 내홍’만…국민의힘, 찍을 이유를 잃었다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6. 3. 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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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 격차 확대…민주 47% vs 국힘 20%, 중도층에선 51% vs 12%
호감도에서도 밀린 국힘…‘호감’ 19% ‘비호감’ 70%, 민주는 50% vs 39%

(시사저널=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지지율과 대중 심리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내부에서 심각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갤럽 최근 조사 결과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정당 지지율 정체와 낮은 호감도, 그리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중진 및 광역단체장들과의 갈등은 단순한 기싸움을 넘어 당 정체성과 미래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3월10~12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2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1.9%.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봤다. 더불어민주당 47%, 국민의힘 20%, 조국혁신당 2%, 진보당·개혁신당 각각 1%, 무당층 28%다. 작년 8월 중순부터 민주당 지지도 40% 내외, 국민의힘 20%대 초중반 구도가 지속되다가 최근 한 달여 사이 양당 격차가 더 벌어졌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51%, 국민의힘 12%다. 무려 39%포인트(p) 차이다. 

3월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장동혁 대표 지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뒤집힌 PK, 민주 42% vs 국힘 25%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에서만 국민의힘이 앞섰고, 그 외 서울과 인천·경기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민주당 42%, 국민의힘 25%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18~29세)와 30대를 비롯해 70대 이상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높았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를 보이던 70대 이상에서 민주당이 42%로 국민의힘(31%)보다 더 높았다. 불과 두세 달 전만 하더라도 연령대별로 20대와 30대 남성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던 국민의힘이었지만 그 경쟁력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70대 이상에서도 마찬가지다(그림①).

지지율 정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실패다. 당내 주류 세력이 여전히 친윤 색채를 버리지 못하거나 전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선거에서 심판론을 재점화하는 불씨가 되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당 호감도가 그 신호다. 갤럽의 호감도 조사 결과, 민주당에는 50%가 '호감이 간다', 39%가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각각 19%, 70%로 나왔다. 국민의힘 긍정 호감도는 민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힘의 호감도가 낮은 이유는 혁신 부재와 쇄신 이미지의 실종으로 요약된다.

대중은 정당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진화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라는 큰 이벤트를 앞두고도 정책 대안이나 인적 쇄신보다는 내부 권력투쟁에 매몰된 인상을 주고 있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3월9일부터 18일까지 '이정현 위원장'과 '공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에서 이정현 위원장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새누리당' '유튜버' 같은 단어들은 당이 과거의 극단적 보수 이미지나 구태의연한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강화한다.  

지방선거는 지역 밀착형 혁신 인재를 발굴하는 장이 되어야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은 시스템 공천이라는 명분 아래 실제로는 '내리꽂기 식' 혹은 '충성도 테스트'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은 젊은 층과 중도층에 '국민의힘은 변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게 되며, 이는 호감도 하락의 직격탄이 된다. 

당의 변화를 주도할 참신한 인물이나 정책 담론이 실종된 상태에서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을 선택해야 할 적극적인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 자료를 보면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새누리당' 연관어는 이 위원장의 과거 이력이 현재 공천 기조와 연결되면서, 당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튜버'와 '근본적'이라는 연관어도 나왔다. 당 의사결정이 합리적인 토론보다는 강성 지지층이나 자극적인 여론에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고 있음을 암시한다(그림②).

"野 공천, '혁신' 대신 '충성도 테스트'"

현재 충북, 서울, 부산, 대구 등 지역에서 이정현 공관위 방침은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오세훈과 박형준 같은 현역 시장들은 각 지역에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선거 구도를 원한다. 그러나 공관위가 중앙 논리나 특정 계파 심기를 목적으로 공천에 개입하려 하면서 거물급 행정가들과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민심을 무시한 중앙당의 독단"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이는 선거 전에 당의 결속력을 해치는 치명적 약점이 된다. TK  맹주인 주호영 의원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은 공관위의 인위적 물갈이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빅데이터에서 나타난 '문제' '최고위원' '갈등' 등의 키워드는 이 과정이 얼마나 매끄럽지 못한지를 증명한다. 특히 주호영 의원과의 갈등은 TK 지지층 내 균열을 야기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국민의힘은 현재 '과거와의 결별 실패' '혁신 부재로 인한 호감도 하락' '독단적 공천으로 인한 내부 분열'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공천 방식이 빅데이터상에서 부정적 연관어들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은 민심의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현역 광역단체장들은 당의 핵심 자산이다. 이들과의 조율 없는 공천 강행은 결국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내분이 될 뿐이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 실무와 민생 중심의 정당으로 재편돼야 한다. 또 이정현 위원장은 중앙집권적 공천 방식을 철회하고 지역 자율성과 현역 경쟁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사천(私薦)' 논란이 지속된다면, 국민의힘은 텃밭인 영남마저 위태로워지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의 영광에 기댄 권력투쟁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뼈를 깎는 인적·조직적 혁신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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