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격 위험에도 '무박 4일' UAE 출장…강훈식의 '원유 보따리'

정지서 기자 2026. 3. 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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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중동 전시 상황 속에서 '무박 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다녀온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국의 원유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총 2천400만배럴의 원유를 긴급하게 도입하는 성과를 낸 것은 단순한 자원 외교를 넘어 전시 상황에서의 신속한 대응 능력과 축적된 대외 네트워크가 결합된 결과다.

무엇보다 정치인 출신 청와대 핵심 참모진인 강 실장의 정무적 판단과 정책 실행력이 결합돼 이재명 정부에서 신설된 '전략경제협력특사'가 이른바 컨트롤타워형 특사 모델로 작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전쟁 속 '절박함'에 직접 방문…시간 번 에너지 외교

강 실장의 이번 UAE 방문은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실제로 일정 기간 동안 공항이 폐쇄되고, 원유 저장 시설과 항만이 공격을 받는 등 물리적 위험이 상존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청와대는 '직접 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고, 강 실장은 이를 수행하기 위해 현지로 향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시 상황은 단순한 협의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가 걸린 문제였다"며 "전화나 실무 협의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현지에서 드론 공격 여파로 항공편이 취소되고 공항이 폐쇄되는 상황을 겪으며 일정 변경을 반복해야 했고, 귀국 과정에서도 대체 공항 이동과 장시간 대기 등을 거치는 등 사실상 '무박 4일' 강행군을 소화했다.

특히 이번 성과의 배경에는 UAE 측 핵심 인사들과의 긴밀한 소통 채널이 자리 잡고 있다.

강 실장은 그동안 UAE 측 한국 담당 특사인 칼둔 알 무바락 행정청장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중동 상황 발생 직후부터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긴밀하게 대응 방안을 협의해왔다.

중동 상황 발생 직후 UAE 측이 영공 폐쇄를 조기에 해제하고 한국행 직항편 운항을 재개함으로써 3천명의 단기 체류자가 신속하게 귀국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소통 채널이 작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신뢰 기반 소통 채널은 이번 원유 도입 협상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번 협상으로 한국은 원유 수급이 완전히 막히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여러 국가가 UAE에 원유 공급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최우선 공급 대상'으로 명시된 점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전쟁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공급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에너지 외교 측면에서 일정 부분 이상 시간을 번 데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음은 유의미한 성과다.

강 실장은 " 양국은 단기적인 수급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여 장기적인 수급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원유 수급 대체 공급 경로 모색 등의 내용이 담긴 원유 공급망 협력 MOU 체결에 합의했고,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외교·경제·안보' 묶은 전략경제협력특사 존재감 급부상

강 비서실장은 그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비롯해 여러 국가와 협력 채널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라는 이름 아래 투자·에너지·방산 등 전략 분야에서 양자 간 협력 기반을 다지는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이는 정치인 출신 참모의 역할을 외교·경제 전반으로 확장한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산업·경제부처가 측면 지원했던 대외 협상이 대통령과 직결된 비서실장을 축으로 재편되면서, 의사결정 속도와 정책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강 비서실장은 이러한 구조 아래에서 위기 대응과 전략 협력을 동시에 수행하는 '컨트롤타워형 특사'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한미정상회담에 열렸을 당시에도 강 비서실장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당시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했던 그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구축한 핫라인으로,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의 돌발 발언 상황에서 신속한 메시지 관리에 나서며 파장을 최소화했다

이후 강 실장은 캐나다, 폴란드 등 여러 유럽 국가를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찾아 수십 조원 규모의 수주전에 힘을 보태며 방산 협력 확대와 수출 기반을 다지는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어왔다.

이처럼 정치적 판단과 정책 실행을 결합한 특사 체계는 단순한 외교 채널을 넘어 복합 위기 대응 시스템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외교·경제·안보를 분리하지 않고 단일 축으로 묶어 대응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전략 자원 경쟁 속에서 한국의 협상력도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를통해 향후 에너지·핵심광물·방산 등 전략 분야에서 이러한 '청와대 컨트롤타워형 경제외교' 모델이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 관계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에 들어간 판단과, 그동안 쌓아온 관계가 결합돼 만들어낸 결과"라며 "에너지 안보는 물론 통상 등 다방면에서 대외 변수에 대응하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소 띤 얼굴로 연단 오르는 강훈식 비서실장(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고 귀국한 강훈식 비서실장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사 활동 관련 브리핑을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2026.3.18 superdoo82@yna.co.kr

jsjeong@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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