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계열사 은폐했는데 이제서야 발견?···공정위 모니터링 문제 없나

김세훈 기자 2026. 3.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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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몽규 HDC 회장이 계열사 신고를 장기간 누락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해 고발한 것을 두고 그간 공정위의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17일 정 회장을 지정자료 허위제출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히면서 위법행위 기간을 최장 19년이라고 밝혔다. 이를 달리 말하면, 공정위는 최장 19년 동안 계열사 신고가 누락됐는데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다른 사건을 살피다가 정 회장의 위법 행위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가 뒤늦게 누락 사실을 발견하면서 2021년 이후 위반 행위만 제재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2006년 이후부터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고 봤으나 2021년 이전 행위는 공소 시효가 만료돼 법 위반 기간에 넣지 못한 것이다.

공정위가 지난 2월 고발한 김준기 DB그룹 총수의 허위자료 제출 사건도 양상이 비슷했다. 공정위는 김 전 회장이 최소 2010년부터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으나,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2021년 이후만 위법 행위 기간으로 산정했다.

한 공정거래법 전문가는 “10년 넘게 적발을 피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시스템 공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며 “처벌이나 모니터링 강화 신호를 보내 기업 측의 자진시정을 더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상 위장계열사는 내부 고발에서 적발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신고 포상금 확대 등 인센티브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장기간 은폐한 사안을 파악하긴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1~2년 사이에 변동사항이 생긴 경우 위반 사실 확인이 쉽다. 그러나 장기간 은폐한 경우는 언제부터 자료가 잘못된 것인지 확인이 어려워 적발이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워진다”면서 “자료 제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일일이 모니터링하는데 한계가 있어 자진신고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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