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원금’ 다시 등장하나…판 커진 ‘전쟁 추경’ [Pick코노미]

김남명 기자 2026. 3. 18. 05: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李대통령 ‘현금성 대책’ 시사]
저소득층·비수도권 중심으로
소비쿠폰 등 차등 지급 가능성
에너지 바우처 단가 인상 추진
내주쯤 구체적 규모 확정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소득 직접 지원”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실상 전 국민 민생지원금과 유사한 현금 지원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추경 주무 부처인 기획예산처는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추경 사업안을 토대로 취약 계층 지원 방안을 짜고 있다. 현재로서는 소득 하위 계층과 인구감소지역 거주민에게 지원 금액을 더 많이 지급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제는 여기에 필요한 재원이다. 코로나19에 따라 긴급 편성됐던 2021년 2차 추경 당시 전 국민 1인당 25만 원씩을 지급하는 데 소요된 예산은 10조 4000억 원 규모였다. 현재 정부 안팎에서 초과 세수로 최대 20조 원까지 거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급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역시 이날 국무회의에서 “소득 지원 정책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며 “추경을 한다면 지방에 획기적으로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추경 전체 재원이 어느 정도나 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각각 영업이익 200조 원 이상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각종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R&D) 공제액도 커 법인세가 20조 원 이상 더 들어오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다수 산업은 예년과 유사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부 내부에서도 조세지출(세금 감면) 축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를 인하하는 대신 그 돈으로 소득을 지원해주는 게 낫다”며 “국가 전체의 석유류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유류세를 낮추면 가격 인상 폭은 줄일 수 있지만 기름 소비 감소 효과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역시 “지금처럼 취약 계층과 특정 업종에 충격이 집중된 상황에서는 직접 지원 방식이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며 “산업계에서는 철강·석유화학·건설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추경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저소득층 지원에 더해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 대한 추가 지원책도 이번 추경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추경 편성이 공식화되기 전부터 부처별로 각종 산업에 대한 지원 예산 요구서를 미리 만들어둔 상태”라며 “정부 재정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지역화폐나 소비쿠폰을 지급할 경우 자금이 해당 지역 내에서 순환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과 지역화폐는 단기적으로 소비 진작 효과를 낸 바 있다.

취약 계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직접 낮추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바우처 지원 단가를 인상해 전기·가스·연탄 등 냉난방 비용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고유가 상황에서 취약 계층의 필수 지출을 줄이는 핀셋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현재 에너지 바우처 혜택은 약 144만 가구가 받고 있다.

한편 추경안은 다음 주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는 지난 주말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사업 계획안을 토대로 추경 편성에 적합한 사업을 선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고유가에 따른 현장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한 후 신속하게 추경안을 마련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