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법경찰 2만명 지휘권도 박탈… 수사 체계 대혼란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당과 정부, 청와대가 협의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최종안을 발표했다.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정부안과 비교하면 공소청 검사의 경찰, 중수청 수사관에 대한 사법 통제 기능이 대폭 약화됐다.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제도 개편과 관련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민주당 강경파 주도로 초가삼간을 다 태웠다”는 말이 나왔다.
◇檢, 사법통제 기능 대폭 약화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공소청법 최종안을 보면 검사의 직무 관련 조항에서 ‘영장 청구·집행 지휘’를 삭제했다. 정부안은 검사 직무 중 하나로 영장 청구·집행 지휘를 명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최종안에는 ‘영장 청구에 관해 필요한 사항’으로 문구가 변경됐다. 영장 청구와 영장 집행 지휘권은 각각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권한이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대해 검사가 ‘보완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는 것을 지휘로 볼 수 있다”며 “최종안에 따르면 검사가 경찰이 신청한 영장 기록만 보고 법원에 청구할지 또는 기각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헌법에 규정된 영장 제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도 경찰 수사에 검사의 개입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법안을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무분별한 영장 집행을 검사가 통제하지 못하면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지방공소청장이 직무와 관련해 부당 행위를 한 경찰에 대해 수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최종안에서 빠졌다. 이는 현행 검찰청법에 있던 조항인데,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할 경우 공소청이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 것이다.
중수청법 정부안에 있었던 중수청 수사관에 대한 검사의 통제 장치도 최종안에서 빠졌다. ‘(중수청) 수사관은 수사, 공소 제기 및 유지에 관해 검사와 긴밀히 협력해야 하고, 중대범죄 등의 혐의가 있다고 인식해 수사를 개시한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피의자, 범죄사실 요지 등 수사 사항을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된 것이다. 또 중수청 수사관이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있을 경우 검사가 입건을 요청할 수 있는 ‘입건 요청권’도 제외됐다.

◇‘경험 부족’ 특사경 지휘권도 박탈
공소청법 최종안에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권도 빠졌다. 특사경은 세무·환경·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를 담당하는 당국에 소속된 사법경찰이다. 특사경 규모는 지난해 기준 2만1263명이다. 그런데 특사경 전체 인원의 약 48%가 경력 1년 미만이다. 특사경 규모와 담당 사건의 중대성에 비해 경력이 짧고 형사 절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수사 상당 부분을 검찰 지휘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지식재산처 특사경은 안경 업체 대표 최모씨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수사해 작년 11월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최씨는 2023~2025년 타 브랜드 디자인을 모방한 안경·선글라스 49종을 국내 도매업체에서 납품받거나 중국 공장에 직접 발주하는 방식으로 수십만 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특사경의 영장이 기각되자 수출입 신고 내역과 회계 자료, 매출 자료 등을 확보하도록 특사경을 지휘했다. 결국 법원은 최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검찰은 지난 12일 구속 기소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지휘권이 사라지면 전문성이 필요한 특사경 수사에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공소청의 장은 ‘검찰총장’ 유지
공소청법 최종안에서 공소청장의 명칭은 ‘검찰총장’으로 유지됐다. 검찰총장은 헌법에 명시된 직책이라서 이를 고치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탄핵 절차 없이 검사 파면이 가능하다는 것도 그대로다. 또 기존 법안에 있던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 구조도 유지됐다. 다만 명칭은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변경됐다. 여당 일각에서 주장한 검사 전원 면직 후 재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중수청법 최종안도 중수청 수사 대상과 관련해 부패·경제·마약·방위사업·국가보호·사이버 범죄 등 기존 법안의 6대 분야를 유지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사 범위는 개별법으로 세분화했다. 아울러 법을 고의로 왜곡해 적용한 판·검사를 처벌하도록 한 법왜곡죄, 변호사법·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이 수사 대상에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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