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AI, 신세계에 착륙] ② 쿠팡과 다른 韓 아마존 꿈꾸는 신세계
미리 본 AI 커머스는 어떤 모습

[대한경제=문수아 기자]신세계그룹은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단순한 인프라 투자가 아니라 유통 본업의 체질 전환 작업으로 접근한다.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AI 경영진도 이번 협력이 ‘AI 커머스’의 획기적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세계그룹이 구상하는 그림은 ‘이마트 2.0’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접점(이마트ㆍ스타필드ㆍ이마트24)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온라인 몰에서 고객 맞춤형 상품을 고르고 결제ㆍ배송까지 책임지는 ‘AI 에이전트’를 구현한다. 여기에 재고 효율 개선, 실시간 물류 최적화 등 리테일 사업 전반에 적용할 ‘AI 풀 스택’을 개발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2.0이 현실화되면 일상은 이렇게 바뀔 수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의 AI 에이전트가 과거 구매 주기와 가족 구성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냉장고 속 우유와 달걀이 오늘 소진됩니다. 선호하시는 유기농 제품이 이마트에서 할인 중입니다”라고 알리고, 음성 한마디로 결제와 배송 예약이 끝난다. 물류센터에서는 AI가 기상 데이터와 지역별 수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재고를 자동 재배치하고, 배송 차량의 경로를 최적화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AI 연동 전자 가격표가 수급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동되고, 고객의 앱에는 개인화된 매장 내 동선과 할인 정보가 뜬다.
이 시나리오를 구동하는 핵심은 신세계그룹이 AI 인프라의 바닥부터 끝까지를 직접 통제하는 ‘풀 스택’ 전략이다. 기존 방식처럼 외부 AI 플랫폼에 입점해 추천 기능 정도를 빌려 쓰는 것과 달리 데이터센터(하드웨어)부터 커머스 특화 AI 모델(소프트웨어), 고객 접점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해 고객 데이터를 100% 자산화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이 AWS 인프라로 운영 비용을 낮추고, 그 이익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과 같은 논리다.
먼저 AI를 유통 서비스에 도입한 네이버, 쿠팡과도 다른 경쟁 구도가 펼쳐질 수 있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AI 검색ㆍ추천으로 ‘쇼핑의 입구’를 장악하는 전략이라면, 쿠팡은 로켓배송 물류 알고리즘을 소프트웨어로 상품화해 파는 기술 수출형 모델이다. 신세계그룹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데이터센터라는 인프라 자체를 소유하면서 동시에 전국 이마트라는 오프라인 거점과 실시간 연동하겠다는 구상이다. 온라인 태생인 네이버ㆍ쿠팡이 갖지 못한 오프라인 물류 거점을 AI로 디지털화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이 노리는 차별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AI 데이터센터가 이마트의 물류와 실시간 연동되기 시작하면 온라인보다 빠른 오프라인 픽업과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쿠팡과 접전을 펼칠 수도 있다”며 “이미 쿠팡과 네이버가 주도하는 시장 흐름을 바꾸려면 도입 시기가 빨라야 하고 고객 경험과 효율을 극단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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