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회사 20곳 계열사 누락…공정위, 정몽규 HDC 회장 檢고발

이석주 기자 2026. 3. 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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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간 교류 지속…정 회장, 몰랐을리 없어"
"지정자료 제출 의무 경시한 행위 고발 조치"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이치디씨(HDC)의 동일인(총수) 정몽규 회장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이하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총 20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집단 HDC(옛 현대산업개발)는 1999년 고(故) 정세영 선대 회장이 기업집단 현대로부터 친족 분리한 이후 2000년부터 현재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꾸준히 지정돼 왔다.

2018년에는 HDC를 주축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정몽규 회장은 2006년부터 동일인으로 지정됐는데,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지정자료를 제출할 때 ▷여동생 정유경(56) 씨와 그의 남편 김종엽(55) 인트란스해운 대표 일가가 지배하는 8개사 ▷정 회장의 외삼촌인 박세종(87) SJG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12개사 등 총 20개사(중복 제외)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장기간 총수 자리에 있었고 친족 간 교류가 지속된 점에 비춰볼 때 지정 자료 허위 제출을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현저’(동생 일가 회사 8개)하거나 ‘상당’(외삼촌 일가 회사 12개)하다”고 판단했다.

HDC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과 정 회장의 비서진은 친족 회사 누락을 발견해 해당 회사로부터 계열 요건에 해당한다는 확답을 받고 예상되는 제재 수준을 검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초 공정위가 정 회장의 사촌 정몽진(66) KCC 회장을 지정 자료 누락으로 검찰에 고발한 일이 계기였다.

당시 정 회장이 이 사안을 보고 받고 해당 친족을 직접 만나보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자료 누락은 고의적이라고 공정위는 평가했다.

누락한 회사들의 자산 합계는 1조원을 웃돌았다. 이들 기업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빠져 사익편취 규제 또는 공시의무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박 명예회장 일가가 소유한 전시업체 쿤스트할레는 에이치디씨 계열회사에 건물 관리 업무를 맡기는 등 장기간 거래 관계가 이어지기도 했다.

공정거래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지정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정 회장은) 존재 사실을 모를 수 없는 가까운 친족의 회사를 다수 누락한 것도 모자라, 누락회사를 자진신고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며 “법상 지정자료 제출 의무를 경시한 행위를 고발 조치함으로써 대기업집단 시책의 근간이 되는 지정제도의 중요성과 지정자료 제출책임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HDC는 이날 입장문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몽규 회장을 고발하기로 결정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HDC는 “(누락된) 계열사들은 정 회장이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고 1999년 HDC그룹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거래가 전혀 없어 2025년 공정위로부터 공식적으로 계열제외 인정을 받은 회사들”이라며 “HDC는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절차를 개선했으며 이후 절차에서 어떠한 부당한 의도나 동기가 없었다는 점을 소명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동일인(정 회장)이 고의로 은폐할 부당한 의도나 동기는 없었다”며 “HDC는 무엇보다 준법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앞으로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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