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몽규 HDC 회장 고발…동생·외삼촌 지배 계열사 20곳 누락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동생 일가,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20개 계열회사 보고를 길게는 19년간 누락한 정몽규 에이치디씨(HDC)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에이치디씨의 동일인 정몽규 회장이 2021~202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생 정유경씨 일가가 지배하는 8개사(인트란스해운 등), 박세종 에스제이지세종 명예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12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공정위는 “존재 사실을 모를 수 없는 가까운 친족의 회사를 다수 누락하는 등 고의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료 제출 대상 친족 수가 많지 않고, 누락회사 대부분은 매우 가까운 친족인 동생 일가나 외삼촌 일가가 직접 소유하거나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라는 것이다. 또 정 회장은 해당 친족들과 자녀 결혼식, 회사 기념행사, 골프행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했고, 직접 친족회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박 명예회장 일가가 소유한 쿤스트할레는 건물 관리 용역을 에이치디씨 계열회사에게 주는 등 장기간 거래 관계가 있었다. 에스제이지세종 역시 매출 규모가 큰 상장회사로 공시자료만으로도 외삼촌 일가의 소유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2021년 정몽규 회장과 사촌 관계인 정몽진 케이씨씨(KCC) 회장이 친족회사 누락 등 지정자료 허위제출로 고발되자 에이치디씨 쪽이 이를 의식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에이치디씨 지정업무 담당자 등은 친족회사 담당자들에게 문의해 계열 요건(친족 지분율 30% 이상)에 해당한다는 답을 받았고, 누락이 적발되는 경우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회장은 이런 내용을 보고받았고, 계열사에 해당하지 않는 회사까지 해당 친족들을 직접 만나보라고 지시하는 등 계열사 여부 확인에 신경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에이치디씨는 누락회사에 대한 계열편입·친족분리 등 조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일인의 매제(인트란스해운 대표)가 누락 사실을 확인한 직후 17년째 맡아왔던 에이치디씨 계열회사 임원직에서 갑자기 사임해, 누락회사와 에이치디씨 간의 연관성을 숨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누락 계열사에 대해) 흔적도 남지 않도록 은폐한 정황이 있는데, 이는 정 회장이 허락해야만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일부 회사의 경우 정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최장 19년간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가 발생했지만, 공소시효에 따라 2021년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만 고발했다고 밝혔다. 일부 회사들은 최장 19년간 에이치디씨 소속회사에서 누락돼 사익편취 규제나 공시 의무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정 회장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지정자료에서 누락한 회사들의 총 자산규모는 연간 1조원을 넘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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