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급매? 턱도 없어요”…양도세 중과 두 달 앞두고 ‘더 싼’ 매물 거래↑

백지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obaek@mk.co.kr) 2026. 3. 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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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5월 9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에 쐐기를 박으며 아파트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물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한주형 기자]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급매물 거래가 본격화하고 있다. 가격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매수자들의 눈치보기 장세 속에서도, 일반 매물보다 싼 초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 약정을 맺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15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일찌감치 급매물이 나왔던 강남·북 고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이달 들어 거래가 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이달 들어 5건 이상 거래 약정이 이뤄져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월까지만 해도 매수 대기자들이 집만 보고 가고 거래는 잘 안됐는데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거래 흥정이 이뤄지고, 가계약을 맺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결단을 내려 5천만∼1억원씩 가격을 더 낮추니 지켜보고 있던 매수자들이 따라붙는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25억∼27억원으로 형성됐는데, 실제 약정은 이보다 5000만∼1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성사되고 있다고 중개업소는 전했다.

앞서 작년 9월 28일 해당 단지 동일면적은 27억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김호영기자]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권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포착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이달 들어 고점 대비 15% 이상 싼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 약정이 증가했다.

압구정 3구역에 포함된 현대3차 전용면적 82.5㎡ 저층은 최근 47억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이 아파트 저층이 53억∼54억원에 판매된 것과 비교해 6억∼7억원 이상 싼 가격이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유세를 걱정한 1주택자 매물도 나와 있지만 이런 매물은 급하지는 않고, 다주택자들이 싸게 내놓는 급매물부터 매도가 이뤄진다”며 “이번 주말에도 여러 건 약정서를 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이달 3일 직전 거래가보다 1억원가량 낮은 34억4000만원에 실제 계약이 이뤄졌고, 잠실 엘스 전용 84.88㎡도 이달 3일 34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현재 매물은 이보다 낮은 31억∼32억원 선에 나와 있다.

총 가구수가 1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도 현재 고점 대비 15∼20%가량 싼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앞서 31억∼32억원, 최고 33억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급매물은 27억∼28억원 이하로 나오고 있다.

특히 ‘1+1’ 분양 조합원이 내놓는 소형 주택형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매가 활발하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62㎡의 일반 매물 가격은 17억∼18억원 선인데, 1억원 이상 낮은 16억∼17억원 이하에 거래된다.

둔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조합원 1+1 분양 주택 가운데 1가구는 이전고시가 난 이후 팔 수 있는데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이전고시가 다음 달에나 날 것으로 예상돼 이를 전제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전고시가 늦어지면 거래가 취소될 위험이 있는데도 새 아파트 입주를 희망하는 신혼부부 등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이달 말부터 내달 초순까지가 다주택자가 매물을 팔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본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는 허가 신청이 늘고 있고, 거래 허가가 불발될 위험도 있어 다주택자들은 이달 말까지는 약정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토허구역에서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의 임차인을 승계하는 경우 무주택자만 매수할 수 있는데, 허가 과정에서 매수자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주택이 발견돼 불허가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공동명의 주택을 소유한 경우나 가문에서 부동산을 상속받은 경우 소수의 지분만 보유해도 주택 보유로 간주해 매수가 불허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매도자가 적극적으로 가격을 낮춰주는 대신 중개업소에 매수자가 무주택자 등의 거래 허가 요건을 갖췄는지 깐깐하게 따지는 등 ‘매수자 선별’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선 아파트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이 지역은 최근까지도 가격이 오르다보니 다주택자가 1억원 내린 급매물도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며 “추가로 가격을 더 내려야 거래가 성사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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