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잠실·둔촌 급매물 쏟아진다…양도세 중과 앞두고 거래 속도전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급매물 소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관망세 속에서도 시세보다 수천만~1억원 이상 싼 초급매물을 중심으로 계약이 잇따른다.
15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급매물을 내놓은 강남·북 주요 단지에서 이달 거래 약정이 부쩍 늘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이달에만 5건 넘는 약정이 체결됐다. 전용 84㎡ 호가가 25억~27억원까지 내려왔고, 실제 약정가는 5000만~1억원 더 낮다. 현지 중개사는 “집주인들이 추가로 값을 내리자 지난주부터 가계약이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 82.5㎡ 저층은 최근 47억원에 나왔는데, 지난해 53억~54억원 거래 대비 6억~7억원 빠진 가격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직전 거래가보다 1억원가량 낮은 34억4000만원에 계약됐고,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은 고점 대비 15~20% 싼 27억~28억원 이하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1+1’ 분양 조합원의 소형(62㎡) 급매물은 일반 호가보다 1억원 이상 낮은 16억~17억원 이하에서 매매가 활발하다.
거래가 몰리면서 일부 구청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적체되는 조짐도 나타난다. 강남구는 통상 2주이던 허가 소요 기간이 3주 이상으로 늘었고,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내달 초순을 다주택자 매물 처분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거래가 한 번 불발되면 새 매수자를 찾아 5월 9일까지 허가와 계약을 모두 마무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허가 과정의 변수도 만만치 않다. 토허구역에서 임차인을 승계하는 매물은 무주택자만 매수할 수 있는데, 심사 과정에서 매수자의 가족 공동명의 주택이나 상속받은 소수 지분이 뒤늦게 확인돼 불허가 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통상 토허구역에서는 허가 불발 시 배상 없이 계약이 종료되는 약정을 쓰지만, 이번에는 거래가 파기되면 매도자가 양도세 중과를 그대로 맞게 돼 타격이 크다. 강남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매도자 입장에서 가격을 적극 낮추는 대신 매수자가 무주택 요건을 갖췄는지 꼼꼼히 따지는 ‘매수자 선별’이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급매 행렬 속에서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로의 쏠림도 뚜렷하다. 정부가 지난해 6·27 대책과 10·15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담대 한도를 4억원(15억~25억원)·2억원(25억원 초과)으로 축소한 영향이 크다.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15억원 이하 비중은 80%를 넘어섰고, 2월만 놓으면 85%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은 노원구(831건)로, 강남·서초구 합산(634건)보다 많다.
대출 한도 안에서 최대한 비싼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14억9000만~14억9999만원 ‘턱밑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3.6배 급증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 전용 114㎡가 14억9500만원에, 구로구 대림2차 전용 101㎡가 14억9000만원에 각각 최고가를 썼다. 노원구 서울원아이파크도 전매제한 해제 이후 전용 84㎡가 14억원대에 34건 거래되며 턱밑 거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신보연 세종대 교수는 “급매가 먼저 소진되고 호가가 빠르게 오르는 전형적인 키 맞추기 장세”라고 분석했다.
현수아 AX콘텐츠랩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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