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시민운동하다 대통령까지 된 사연은? [대통령의 연설]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2026. 3. 14. 13: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현역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지방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는 여당 후보가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하기 위해 거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요.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지방정부의 정책을 논의하는 중에도 대통령이 꽤나 등장하는 편입니다.

그 이유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최초의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을 재선하고 경기도지사까지 지내 지방자치단체장 이력만 10년이 넘습니다. 지난 2022년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시작된 중앙정치 임기는 1년 남짓 지난 대통령 임기를 합쳐도 4년여에 그치죠. 남은 대통령 임기를 다 더한다해도 햇수로는 지방정치 경력이 길게 됩니다.

이 대통령의 지자체장 시절은 단순히 기간만 긴 게 아니라 여러 정책이 국가적 관심을 받았었는데요. 그가 대권을 거머쥔 상태에서 지방선거까지 치러지니 새삼 재조명되는 정책도 여럿입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그 가운데 대표적인 정책 한 가지의 관련기록을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李 정치입문 계기 성남의료원
6월 지선에서도 화두 떠오를까
이번 성남시장 선거가 본격화되면 성남시의료원의 위탁운영 이슈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의힘 소속인 현임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 등 민간에 위탁운용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의 공공의료 정책을 상징하는 성남시의료원이 민간에 위탁된다면 사회적 파급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죠. 성남시의회의 민주당협의회는 이를 반대하고 나섰고, 성남시장 선거 유력후보인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성남시의료원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가장 계승하고 싶은 이재명의 유산’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시립의료원을 만들어 (분당이 아닌 성남)원도심 시민들의 건강권을 지켜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을 집행하는 능력이 곧 행정가의 진정한 ‘일머리’”라 답했습니다.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 장지화 진보당 공동대표도 “(성남시의료원) 대학 위탁 정책을 폐기하고 공공성을 높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이 대통령 본인도 정책논의 도중에 성남시의료원을 꺼내들었습니다. 울산시 타운홀미팅에서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중앙정부 재정지원을 요청받은 자리였는데요. 이 대통령은 “공공의료원은 사실 아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정치 시작한 게 성남의료원 짓자 말자 싸우다”라며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성남시가 지자체 스스로 의료원을 설립해낸 것처럼, 울산시도 이런 정책을 펼쳐 실현할 수 있는 단체장을 선출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결단의 문제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단의 주체는 누구? 울산 정책의 판단의 주체는 누구? 울산 시민이죠. 여러분 판단에 달려있습니다”라 강조했습니다.

李 “세번의 눈물 흘리게 해”
멋진 발언이지만 결국은 중앙정부의 재정이 쉽지 않다는 답변이었는데요. 그런데도 울산 현장에서는 많은 박수가 나왔습니다. 이 대통령처럼 지방자치와 인연이 깊어 자신의 사연을 근거로 할 수 없었다면 박수를 받기도 어렵고, 애초에 이런 답변을 내놓기조차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애정은 그의 자서전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출간된 자서전 ‘이재명은 합니다’에 특히 관련내용이 자세히 서술돼 있습니다. 2003년 성남시 대형병원들이 잇달아 폐업하자 이 대통령은 시립병원 설립을 위해 10만명 시민의 서명을 받아 조례를 발의했었는데요. 이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47초만에 부결되자 절망에 빠져 농성을 했고,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에 주민교회 건물로 피신해 있던 중 찾아온 동료가 싸온 밥을 먹던 도중 눈물을 머금으며 성남시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이 대통령은 술회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25년 대통령 선거후보 시절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나는 자신 있었다. 물론 시장이 되면 제일 먼저 성남시립의료원 건립부터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선거와 성남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달아 낙선한 뒤 2008년 마침내 성남시장에 당선되는데요. 자서전에는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의료원을 설립하는 장면도 짤막하게 소개돼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04년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성남시의회에서 ‘날치기 부결’된 뒤 본회의장에서 오열하는 모습<2021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이재명후보 측에서 제공,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성남시의료원은 나에게 ‘세 번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며 “2004년 3월 25일, 47초만에 날치기 부결되었을 때 처음 울었다. 그리고 사흘 뒤인 3월 28일, 피신 중이던 교회의 지하실에서 정치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날, 두번째로 눈물을 흘렸다”며 “세월이 흘러 만 10년이 지난 2013년 11월14일, 드디어 성남시장 자격으로 성남시립의료원 착공 발파 버튼을 누르던 날, 세 번째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은?’,‘이명박 대통령이 기억하는 현대건설은?’…<대통령의 연설>은 연설문을 통해 역대 대통령의 머릿속을 엿보는 연재기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남아있는 약 7600개 연설문을 분석합니다. 지금 문재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발빠른 정치뉴스와 깊이있는 연재기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