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조 ‘고유가 추경’ …취약계층 현금지원 아닌 지역화폐 검토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6. 3. 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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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도 고유가·고물가 타격이 예상돼서다.

국가재정법 2조는 경기 침체나 대량 실업이 발생한 경우는 물론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도 추경 편성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31일 만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당시에도 사업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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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편성 속도전
李정부 두번째 추경 추진
피해계층·산업 선별 지원
법인세 초과세수 기대감에
국채 추가 발행 부담없어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도 고유가·고물가 타격이 예상돼서다.

경기는 침체 국면인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재정법 2조는 경기 침체나 대량 실업이 발생한 경우는 물론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도 추경 편성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3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이번 추경의 핵심은 속도다. 빨리 추경을 편성하려면 무엇보다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31일 만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당시에도 사업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도 미국·이란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계층, 지역, 산업 등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도 서민 부담 완화에 방점을 찍었다. 고유가는 고물가로 이어지고, 고환율·고금리로도 연결된다. 모두 소득과 자산이 부족한 서민 계층에 더 큰 부담을 안긴다. 특히 고물가·고환율·고금리는 소비 침체를 가져와 음식, 도소매, 숙박 등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를 가져온다. 치솟는 기름값 역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이 크다.

임 차관은 “고유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추경 준비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현금보다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활용을 강조하면서 일부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지역화폐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정 폭의 유류세 인하와 더불어 유가 부담이 큰 서민, 소상공인, 농어민 등에 대한 유류 구매용 바우처 등이 지급될 수 있다. 유류세 일괄 인하는 유류 소비가 많은 고소득층의 혜택이 더 크기 때문에 최소화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바우처 지급으로 소득 분배 효과를 강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초과 세수 덕분에 추경을 실시할 재원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2024년 200조원이 안 되던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작년에 274조원, 올해 550조원을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작년 법인세 수입 실적은 84조6000억원인데, 정부는 올해 법인세 세수를 86조5000억원으로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기존 예상치보다 10조원 이상 법인세가 더 걷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권거래세도 작년(3조4000억원)보다 훨씬 많이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10조~2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전망하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기존 정부 재정을 재배분하는 방식으로 10조~20조원을 동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 역시 정부가 3~4월 중 최대 15조원 규모의 추경을 준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김 이코노미스트는 15조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0.2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채 발행을 배제하기 때문에 국가채무비율 증가 우려가 없다는 점이 이번 추경의 특징이다. 국채 물량 부담이 큰 상황에서 추가 국채 발행은 시장 금리 상승 등 구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걱정도 일단 배제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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