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유소 휘발유 3.5달러 넘었다… 4달러가 트럼프 ‘정치 위기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속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선 가운데, 12일 미국 휘발유 가격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임계치’로 통용되는 갤런당 3.5달러(리터당 약 1378원)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이 소비자 체감 물가와 직접 연결되는 만큼, 에너지 비용 인하를 약속하며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 통계에 따르면, 이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9달러(리터당 약 1414원)를 기록했다. 2024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상승 속도가 매우 빠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대이란 공습을 시작한 이후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약 60센트 급등했다. 불과 11일 사이 약 20% 상승한 것으로,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나타났던 휘발유 가격 급등 속도와 맞먹는 이례적인 상승 폭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대통령 지지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치 임계치’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널리 통용된다. 일반적으로 갤런당 3.5달러 수준이 정치적 긴장이 시작되는 구간으로 여겨지고, 4달러를 넘어설 경우 강한 정치적 타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유가 급등은 미국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08년 금융 위기 직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에 근접하면서 경제 불안이 확산됐고, 2011년 중동 정세 불안으로 가격이 다시 4달러 수준에 접근하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커졌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는 휘발유 가격이 5달러를 넘어서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현재 가격 흐름을 보면 정치적 위험선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 2.94달러에서 현재 3.6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상승 폭만 약 35센트에 달해 상승 속도 역시 가파르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46달러로 전장보다 9.2% 급등하며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22년 8월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이란 측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강경 봉쇄 의지를 천명하며 “배럴당 유가 200달러를 버텨보라”고 압박하고 있는 만큼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이달 내로 갤런당 4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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