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대통령에 명함건넨 삼성 회장 [김세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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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2013년 4월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한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은 장면에 대해 결례 논란이 무성했다.
얼마 전, 고액자산가들이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떠난다는 대한상의 보고서에 대통령부터 불호령을 내린 적이 있었다.
평생을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권오현 전 회장은 "인재 확보에 '합당한 보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초격차'라는 책에 썼다.
그런 초대형 기업가가 탄생하면 룰라를 만날 때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악수할 힘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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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정상들과 어깨 나란히
기술인재 해외 이탈 막고
의대 광풍 해소하려면
제2삼전·하이닉스 키워야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내외 환영 국빈만찬장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참석해 있다. [김호영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2/mk/20260312083302692dxzs.jpg)
지난 2월 말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국빈 방문해 청와대에서 만찬을 할 때 삼성 이재용 회장이 명함을 건넨 장면이 화제였다. 유교문화권에선 격(格)이 안 맞을 때 “어디서 명함질이야”라고 지적한다. 이 회장의 명함은 오히려 미담으로 여겨졌다.
빌 게이츠의 힘이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기업에서 나왔듯이 삼성도 마찬가지다. 이란 전쟁 통에 가변적이나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앞 순위 가운데 아람코, TSMC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 기업이다.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G7 기업은 물론 브라질 기업도 없다.
삼성전자의 작년 순이익은 45조원이었는데 올해는 170조원, 많게는 200조원으로 보기도 한다. 그보다 앞선 기업은 엔비디아, 아람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5개사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세계 20~30위권이었다면 인구 2억명 국가 정상에게 명함을 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 2월 중순 미국의 엔비디아, 구글 등이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문인력 채용에 나섰다는 기사가 대대적으로 떴다. 높은 연봉(3억8000만원)을 제시하며 한국의 삼성, SK하이닉스의 HBM 고급 인력을 겨냥한 게 뻔했다.
얼마 전, 고액자산가들이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떠난다는 대한상의 보고서에 대통령부터 불호령을 내린 적이 있었다. 사실 AI(인공지능) 시대에 부자 몇 사람 떠나는 것보다 기술 두뇌 인재가 이탈하는 게 훨씬 두렵다. 한국의 기술 인재 1만1000여 명이 외국을 떠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0년께 한국은 중국에 반도체까지 압도당할 거라는 암울한 보고서를 냈다. 부자들의 탈한국엔 시끄럽더니 국가 존망이 달린 기술 추월에는 대통령도 경제장관들도 꿀 먹은 벙어리였다.
한국의 수재들은 몽땅 의대에 진학하고, 그나마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 공대 석박사들은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가고 있다. 그러던 중 작년 말 SK하이닉스가 특별보너스 1억원씩을 지급하고 올해는 3억원으로 오를 거라고 하자 의대에 합격하고도 공대로 오는 학생들이 있다는 말이 들려온다. 희망의 싹이다.
평생을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권오현 전 회장은 “인재 확보에 ‘합당한 보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초격차’라는 책에 썼다. 엔비디아의 5년 이상 근속자들 약 50%가 2500만달러(36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의대 광풍이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인재 전쟁에서 2011년 트위터가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를 스카우트하려 했을 때 래리 페이지가 직접 나서 5000만달러의 주식과 수석부사장 승진이라는 선물로 주저앉혔다는 일화는 전설로 남아 있다.
그동안 미국 빅테크들이 큰소리 치면서 한국 인재를 빨아가는데도 우리 기업들은 돈이 부족해 속수무책으로 탄식했다. 그런데 AI혁명으로 한국 기업이 100조원, 200조원을 벌어 여유가 생겼다.
최근 클로드 코워크가 내놓은 AI 에이전트 때문에 ‘다윈의 모멘트’가 왔다고 실리콘밸리에 난리가 났다. 바로 그것이다. 한국 재벌의 인재 포용 문화에도 다윈의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삼성, SK, 현대가 외국으로 떠난 인재를 불러들이고 세계적 인재가 싱가포르보다 한국을 먼저 찾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초대형 기업가가 탄생하면 룰라를 만날 때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악수할 힘이 생길 것이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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