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성패, 종목보다 변화 적응력이 좌우”
[스페셜] ‘부의 설계자’ 패밀리오피스 빅6
김영웅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청담센터장

“이제는 무엇에 투자하느냐보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얼마나 유연하게 깨뜨리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자산관리의 성패를 가릅니다.”
서울 강남 초고액자산가(UHNW)들이 집결하는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청담센터에서 만난 김영웅 센터장은 올해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적응력(adaptability)’을 제시했다. 관세 장벽과 재정 확대 등 정책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트럼프 2기’의 파고 속에서,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는 ‘속도’ 자체가 곧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예금에서 투자 상품 중심으로
이러한 통찰은 강남 자산가 지도의 지각변동에서 기인한다. 압구정 1세대의 ‘올드 머니’와 디지털 자산으로 급부상한 ‘영리치’가 교차하는 청담동에서, 그는 부의 전략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체감했다.
“정기예금과 부동산 중심의 자산관리 시대를 지나, 지금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자산 등 기술 변화가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청담센터는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인 자산가들을 초고자산가로 관리한다. 이들의 자산관리 전략에는 변동성을 방어하면서도 성장을 포기하지 않는 ‘공격적 수성’의 기조가 뚜렷하다.
실제 상당수 고객은 지난해 주식 비중을 크게 늘렸다. 공격적 성향의 초고액자산가들은 주식 비중을 50~60%까지 확대했고,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영하던 고객들도 20~30% 내외로 주식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자산가들이 선호했던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은 비인기 상품이 됐다. 김 센터장은 “주가가 이미 2배 이상 오른 상황에서 ‘반 토막 나지 않으면 7~8% 수익을 준다’는 조건은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올해도 유망 자산으로 단연 주식을 꼽고 있다. ‘예금 강자’인 은행 기반의 패밀리오피스임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이 같은 변화는 신한 프리미어의 구조적 강점과도 맞닿아 있다. 김 센터장은 “신한 프리미어는 타 은행과 달리 은행과 증권의 경계가 없는 ‘복합 모델'로서, 상품의 칸막이를 없애 고객의 선호가 있는 자산을 즉시 포트폴리오에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은행 제안 중심의 자산 배분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의 투자 주관이 더욱 뚜렷해졌다. 김 센터장은 “일관된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고객마다 투자처와 선호 비중이 다르게 관리된다”며 “3~4년 전부터 강조하던 ‘초개인화된 자산관리’가 탄탄히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자산군별·섹터별·국가별 분산 포트폴리오보다 핵심 자산 위주의 단순 구조를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김 센터장은 “미국 주식과 국내 주식, 채권 투자를 중심으로 금을 보완적으로 편입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물 금 수요는 ‘품귀 현상’ 수준이다. 골드바 판매일 아침마다 대기 행렬이 이어진다.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판매를 시작한 실버바 역시 포트폴리오의 안정판으로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2·3세 경영인과 영리치들은 벤처캐피털(VC) 투자에도 적극적이지만, 개별 베팅보다는 기관 연계 딜 참여 방식을 선호한다.
자산가들도 ‘ETF’ 투자 열풍
초고액자산가들의 국내 주식 투자 방식은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특정 기업의 돌발 변수는 피하면서도, 반도체와 같은 유망 산업의 성장은 취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까지 미국 빅테크 개별 종목 투자에 집중했던 자산가들이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ETF를 주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유망 산업이나 특정 테마를 묶은 ETF를 통해 종목 선택의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시장의 수익률을 추종한다”고 말했다.
이곳 프라이빗뱅커(PB)들은 철저히 ‘리스크 관리’에 기반해,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목표 수익률이 달성 시 자동 환매 시스템을 가동하고, 이후 재투자 여부나 대안 상품군을 상의하는 절차를 병행한다.
이 같은 기민한 대응은 실제 수익률로 입증됐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상반기 미국 기술주로 수익을 창출한 뒤, 하반기에는 국내 시장으로 과감하게 턴어라운드하며 추가 성과를 올렸다”며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하지만, 수익률의 탄력성 측면에서 국내 시장의 매력을 더 높게 평가한 결과”라고 말했다.
연초까지 코스피 중심이었던 자금 흐름은 올해 1월 중순을 전후로 코스닥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 갔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실현한 이후 정책 모멘텀이 있는 코스닥으로 이동했다”며 “당분간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2월 3일 기준)에서는 국내 시장에서도 코스닥 시장의 선호도가 더 높은 상태”라며 “다만 변동 폭과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 투자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AI 테마 역시 단일 종목이 아닌 생태계 커버리지 전략으로 접근한다. 전력 인프라, 소형모듈원전(SMR) 등 실질적 이익 성장이 담보된 영역이 새로운 승부처로 꼽힌다.
올해 최대 변수는 미국 금리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금리 인하 시그널이 명확해진다면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 여력이 있지만, 반대로 매파적 성향이 강해지며 금리가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경우 시장은 급격한 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고 김 센터장은 분석했다.
금리 하락기엔 성장주, 상승기엔 소비재
그는 금리 인하 시 성장주 유지 전략을, 금리 상승 구간에선 소비재 등 방어주 중심의 전환을 권고했다. 식품이나 의류 등 그간 주목받지 못했지만 소비가 탄탄해 실적이 유지되는 종목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 반등 시그널이 나올 경우 주식 비중을 최소 20% 이상 즉각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 시중 자금이 중앙은행으로 환수되기 시작하면 유동성 장세는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 투자와 관련해서는 금리인하기에는 자본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기물’, 상승기에는 가격 하락 리스크를 방어하며 금리 상승분을 따라갈 수 있는 ‘단기물’ 중심의 대응을 제시했다.
초고액자산가들은 채권 투자 시 절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곤 한다. 김 센터장은 발행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저쿠폰 채권을 통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자산 시장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거품’에 대한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쉬는 것은 현명한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확신이 흔들릴 때일수록 투자 가능 금액의 30~50%는 현금으로 쥐고 있어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관망이 아니라, 시장이 급락했을 때 매입 단가를 낮추며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며, 현금을 기회비용이 아닌 공격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최근 레버리지 투자 열풍과 달리, 초고액자산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지양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2006년부터 PB로 활약해 온 김 센터장이 가장 중시하는 자산관리 원칙은 KYC(Know Your Costomer)다.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의 목표 방향에 맞는 투자 방향을 설계하고 제안하는 것이다.
“시장은 늘 흔들립니다. 결국 고객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향으로 원칙 있게 움직일 때 가장 편안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청담센터
압구정의 새로운 자산관리 중심지로 주목

2025년 4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로데오역 6번 출구 앞에 정식 개점한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청담센터는 신한금융그룹 자산관리 철학이 집약된 곳이다.
이 센터는 지상 6층 규모의 청담특화건물 내에 위치하며, 신한금융그룹의 자산관리 브랜드인 ‘신한 프리미어’의 철학을 충실히 반영한 고객 경험 공간으로 설계됐다.
공간이 지향하는 콘셉트는 ‘미식·문화·금융’의 결합이다. 파인다이닝을 비롯한 미식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며, 금융 상담 공간에 문화적 경험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자산관리를 단순한 상품 제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 프리미어의 자산관리 핵심은 “신뢰를 넘어, 감동과 자부심을 드리는 자산관리”에 있다. 청담센터는 특히 치열한 자산관리 격전지인 압구정과 청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신한 프리미어의 차별화된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과 문화의 결합…‘신한 프리미어 Hall 청담’ 운영
단순 금융 상담을 넘어,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산 승계, 세무, 부동산, 글로벌 투자 등 종합 솔루션을 아우르는 컨설팅 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복합 공간 운영이다. 청담 거리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마련된 ‘신한 프리미어 Hall 청담’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오건영 단장이 이끄는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의 자산관리 특강을 비롯해 금융 세미나와 ‘신한 프리미어 문화센터’ 프로그램, 갤러리 연계 아트 팝업, 명품 브랜드 행사 등 차별화된 콘텐츠가 제공된다. 금융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된 경험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기존 고객뿐 아니라 제휴사를 통한 VIP 고객 초청 행사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제휴사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품격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신한 프리미어 채널로 연결하는 인바운드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점포 개념을 넘어 자산가 고객이 금융, 문화, 네트워크를 함께 경험하는 프리미엄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청담센터는 압구정, 청담이라는 상징적 입지에서 브랜드 철학을 체화한 공간 전략과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자산관리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