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자민련' 전락 우려에... "윤석열 정치 복귀에 반대" 결의문 낸 국힘
의총서 장 대표 향해 "노선 수정" 성토
오세훈 "최소한의 발판 마련" 환영 입장

국민의힘이 9일 12·3 불법 계엄 선포를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귀에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불법 계엄을 선포한 지 461일 만이다. 장동혁 대표는 그간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느라 당 안팎의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침묵한 채 버티기로만 일관했다. 그러나 6·3 지방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러다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성토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지도부 노선을 비판하며 후보 신청을 거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환영 의사를 밝히며 당의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후보 등록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 대표가 '윤 어게인' 세력과 거리를 두며 절윤하는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장 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 후 결의문을 읽어달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침묵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벌써부터 당내에선 "장 대표가 결의문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결의문 채택, 절윤 분위기 조성 나서나

이날 국민의힘 긴급 의총에는 7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의총 후 장 대표를 포함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107명 전원 명의로 △계엄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 반대 △당내 구성원의 대통합 등을 약속했다.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뒤늦게 입장을 표명한 만큼 확실한 '절윤 의지'를 담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장동혁 지도부가 등 떠밀리듯 결의문에 동참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장 대표는 결의문을 읽어달라는 동료 의원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의총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파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박민영 대변인에 대한 인사조치 요구도 묵살했다고 한다. 한 재선 의원은 "장 대표가 마지못해 결의문을 수용했지만, 행동으로 절윤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의총에서도 의원들, 절윤 요구 성토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지도부를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조경태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의 명확한 절연이 필요하고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해) '재판부가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는 장 대표의 발언은 철회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이 참회와 고해성사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12·3 불법 계엄과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장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친한동훈계인 배현진 의원은 장 대표 면전에서 "내 앞에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사과하고 한동훈 전 대표 징계를 철회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
이 외에 "징계 정치를 주도한 윤민우 당 중앙윤리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약속하는 결의문을 써야 한다" 등의 요구가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장 대표는 의총에 불참할 예정이었지만 참모들의 설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의총장에 들어가면서 동료 의원들과 거의 악수를 하지 않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을 향해 노선 변화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성토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받아적기만 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이 결의문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수도권에서는 선거를 치르기 어려울 정도로 민심이 당에 적대적이었고, 계엄을 둘러싼 지도부 노선 때문에 많은 국민이 지지를 철회했다"며 "결의문 채택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다만 후보 등록 여부를 묻는 질문엔 "당과 의논하고, 결의문이 어떤 방법으로 실천되는지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당이 경기지사 등 수도권에선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가운데 현역 광역단체장인 오 시장도 지도부 노선을 비판하며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신청 마감 시한인 전날까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당내에선 "이러다 후보도 제대로 못 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당초 기강이 중요하다며 추가 접수를 하지 않을 듯했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추가 접수를 받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정내리 인턴 기자 naeri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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