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치매머니' 시대…보험사 '금융·요양·신탁' 결합 新모델 제안

김남희 기자 2026. 3. 9. 08:2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치매환자 자산 규모 오는 2050년 500조원 가까울 전망
현재 보험사만 '신탁업 영위·요양 서비스 제공' 법적 가능
"민간 보험사 '금융·요양+신탁' 치매환자 보호망 만들자"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대한민국은 고령화의 파고 속에서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비상 상황에 직면해 있다. 2023년 기준 60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91만명에 달하며, 2040년에는 이 수치가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들의 자산 규모인 이른바 '치매 머니'는 2023년 154조원에서 오는 2050년에는 488조원까지 폭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판단력이 저하된 환자의 재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적절한 요양 서비스를 연계할 제도적 안전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보험산업이 '치매신탁'이라는 새로운 열쇠를 통해 금융과 요양을 잇는 통합적 관리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멈춰버린 성년후견제도, 신뢰의 골든타임 상실

9일 보험연구원에 때르면 치매 환자의 재산과 신변 관리를 위해 도입된 공적 제도인 '성년후견제도'는 현장에서 여러가지 한계를 드러내며 사실상 활용도가 저조하다.  

이 제도는 실질적인 지원보다는 사법부의 감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불편하다. 사실성 감독 중심의 경직된 사법 행정인 셈이다. 

느린 행정 속도와 높은 문턱이 우선 지적된다. 후견 신청부터 선임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일상적인 비용 집행조차 법원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아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게 이용자들의 불만이다. 

이 제도의 실효성 부족도 거론된다. 치매 발병 전 스스로 후견인을 지정하는 '임의후견'의 경우, 2014년부터 2024년까지의 인용 건수가 119건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의 공공신탁의 한계도 존재한다. 올해 시범 시행 예정인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공공신탁) 또한 초기 단계로서 법적·제도적 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제미나이 재구성]

보험사, 자산 관리·돌봄 서비스를 잇는 유일한 열쇠

치매 환자 관리는 단순히 재산을 보존하는 것을 넘어, 그 자산이 적기에 요양 서비스로 전환되도록 하는 '통합 관리'가 핵심이다. 이 지점에서 보험회사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다.  

특히 보험사는 금융권 유일의 복합 사업자다. 금융회사 중 오직 보험회사만이 신탁업 영위와 요양 서비스 제공을 부수 업무나 자회사 업무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 기능을 활용하면 신변 관리의 체계적 결합이 가능하다는 게 보험연구원의 주장이다.

치매신탁을 활용하면 위탁자의 치매 진단 시 사전에 수립된 돌봄 계획에 따라 신탁 재산이 관리되며, 이를 통해 요양 비용 조달과 신변 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복안이다. 

보험사가 사회적 갈등 해결의 창구가 되게 되는 셈이다. 치매 인구 증가는 가족 간의 재산 분쟁, 경제적 학대, 환자의 고립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치매신탁은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고 치료비 및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챗 GPT 생성이미지 [오픈AI]

규제 족쇄 풀고 치매신탁 활성화 하기 위한 3대 제언

보험연구원은 보험사가 치매 인구 관리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발목을 잡는 낡은 규제 혁파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신탁은 법적으로 자본시장법으로 관리·감독 받고 있다. 현재 현금이 포함된 치매신탁은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되어 고객의 접근성이 매우 낮다. 

이를 '관리형 신탁'으로 재분류하고, 투자권유대행인이 아닌 보험설계사 등 전문 교육을 이수한 인력이 가입을 권유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고 연구원은 제언했다. 

이외 신탁 가능 보험금 범위의 획기적 확대를 위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현행법은 일반사망보험금의 보험금청구권만을 신탁재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생존보험이나 치매보험금까지 확대하여, 환자가 생전에 본인의 요양 비용으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노인요양시설 임대 운영 허용도 필요하다. 현재 노인복지법상 시설 운영자는 토지와 건물을 동시에 소유해야 하는 규제 때문에 시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은 일본의 사례처럼 임대를 통한 시설 운영을 허용함으로써 보험사의 요양 시장 진입을 독려하고 양질의 요양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연구원의 견해를 종합하면 결국 급증하는 치매 인구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다. 

보험연구원 측은 "민간 보험사의 금융·요양 전문성을 신탁과 결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한다면,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보호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