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성의날] 돌봄 ③ “남자도 힘들어 관둬요”···골병드는 요양보호사

김현우 기자, 김정수 기자 2026. 3.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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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현장 최전선에 놓인 여성들'
장기요양 인력 94% 여성
이동·체위변경 반복 노동
요양보호사 평균 62세
고령화에 돌봄 공백 우려
장기요양 현장에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들은 돌봄 노동의 현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이동시키고 목욕을 돕는 등 신체 노동이 많은 직종 특성상 노동 강도가 높다는 것이다. /챗GPT 생성 이미지

"성인도 혼자 부축하기 힘든데 힘이 빠진 어르신을 일으켜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듭니다."

장기요양 현장에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들은 돌봄 노동 현실을 이같이 설명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이동시키고 목욕을 돕는 등 신체 노동이 많은 직종 특성상 노동 강도가 높은 것이다.

요양보호사는 대표적인 여성 중심 직종이다. 보건복지부 '2022년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장기요양요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93.9%에 이른다. 현장에서는 반복적인 육체 노동과 낮은 임금 구조가 맞물리면서 인력 유입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요양보호사 업무 가운데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것은 노인 이동 보조다.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거나 식사·화장실 이동을 돕는 과정에서 성인 체중에 가까운 어르신을 반복적으로 부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김정은 전 숭실사이버대 요양복지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요양보호사의 가장 큰 부담은 물리적 노동"이라며 "어르신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거나 장소 이동을 돕는 동작이 하루에 15~20번 정도 반복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고된 육체 노동에 종사자 고령화 심화

식사·화장실 이용·프로그램 이동 등을 고려하면 침대와 휠체어 사이를 옮기는 이승(移乘) 동작이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된다. 장비나 교육 없이 힘으로 들어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허리 부상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노동 강도가 높은 직종임에도 장기요양 현장은 여성 중심 인력 구조가 뚜렷하다. 육체 노동이 많은 직종 특성상 남성 인력이 유입될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여성 종사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돌봄 노동은 단순히 힘만 필요한 일이 아니라 섬세한 배려와 정서적 케어가 동시에 요구되는 직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김 전 교수는 "성별로 적합성을 나눌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만 노동 강도와 근무 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인력 유입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인력 고령화 문제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요양보호사 평균 연령은 약 62세다. 돌봄 노동을 담당하는 인력 자체가 이미 고령화된 상태다.

국내외에서는 이러한 신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장비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환자 이동을 돕는 리프트 장비·돌봄 보조 로봇 등을 활용해 요양 인력의 신체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국내 장기요양 현장에서는 아직 장비 도입이나 인력 지원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비교적 젊은 인력이 돌봄 현장에 유입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김 전 교수는 "일본 일부 장기요양 기업은 종사자 평균 연령이 38세로 알려져 있다"며 "남성 종사자 비율도 한국보다 높고 중간 관리자·시설장 가운데 남성 인력이 꽤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가 노동 특성 문제뿐 아니라 제도 설계·근무 환경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교수는 "요양보호사 인력 구조 문제는 자격 제도·인사 체계·급여 구조 등 여러 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제도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인력 구조 문제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돌봄 인력 확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철수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은 여성경제신문에 "돌봄 직종은 선망 직종이 아니라 기피 직종에 가깝다"며 "급여는 낮고 노동 강도는 높고 사회적 인식도 낮다 보니 젊은 인력이 유입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50~60대 여성 중심의 인원 구성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려면 처우 개선을 위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고 인력을 더 투입하거나 장비·보조 기구 등을 통해 노동 강도를 낮추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노력 역시 정부 차원에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移乘) 동작= 노인이나 환자를 휠체어에서 침대로, 혹은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겨 태우는 동작을 뜻한다. 요양보호사의 잦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기요양요원=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장기요양기관에 소속돼 노인 등의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말한다. 요양보호사를 비롯해 사회복지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이 포함된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