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이 역사를 만든다?

조계완 기자 2026. 3. 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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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테크기업에서 매일 일어나는 노동자 해고 현황을 실시간 집계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에 따르면, 2026년 들어 2월19일까지 전세계 40개 빅테크 기업에서 2만6470명이 해고됐다.

1월 한 달 동안에는 전세계 27개 테크기업이 총 2만4818명을 해고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해고된 노동자(32개사·2537명)의 10배에 육박한다.

인공지능(AI) 산업주의라는, 이제 막 위압적으로 군림하기 시작한 전혀 새로운 기술적 문명세계 초입에서 소리 없이 벌어지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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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조계완의 글로벌 경제와 사회
글로벌 테크기업의 노동자 해고 현황을 실시간 집계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에 따르면, 2026년 들어 2월19일까지 전세계 40개 빅테크 기업에서 2만6470명이 해고됐다. Layoffs.fyi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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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테크기업에서 매일 일어나는 노동자 해고 현황을 실시간 집계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에 따르면, 2026년 들어 2월19일까지 전세계 40개 빅테크 기업에서 2만6470명이 해고됐다. 1월 한 달 동안에는 전세계 27개 테크기업이 총 2만4818명을 해고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해고된 노동자(32개사·2537명)의 10배에 육박한다. 인공지능(AI) 산업주의라는, 이제 막 위압적으로 군림하기 시작한 전혀 새로운 기술적 문명세계 초입에서 소리 없이 벌어지는 풍경이다.

이 웹사이트에서 보면, 2022년부터 최근까지 총 3119개(중복 포함) 테크기업에서 해고된 노동자는 75만9652명에 이른다. 2022년 11월30일 챗지피티(ChatGPT)가 등장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 등 빅테크에서 노동자가 줄줄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2026년 들어 해고를 단행한 주요 기업은 아마존(1만6천 명), 메타(1500명), 디자인 및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데스크(1천 명), 통신장비 서비스기업 에릭슨(1600명) 등이다.

AI 업체 앤트로픽이 최근 내놓은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같은 범용 AI 도구(재무·법률·회계·엑셀 데이터분석 등)가 기존의 값비싼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대체하리라는 불안과 우려도 연쇄적 고용 충격을 던졌다. 사람 대신에 AI가 프로그래밍 코드 작성 같은 업무를 맡으면서 경력이 짧은 ‘주니어 개발자’ 채용도 대거 축소되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AI 도구를 개발하는 기업을 향한 자본투자가 기록적 규모로 몰리고 있다. 오픈에이아이(OpenAI)는 1천억달러가 넘는 인프라 투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투자 라운드에는 아마존, 소프트뱅크그룹,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략적 투자자들이 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AI 기업 휴메인도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에 30억달러를 투자했다. xAI는 최근 진행한 투자 라운드에서 200억달러를 조달했다. 2025년 글로벌 벤처투자는 전년보다 30.7% 불어난 512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투자액 상위 10건 중 8건이 AI·머신러닝(2702억달러·전년 대비 80.6% 증가) 분야였다. AI·머신러닝 부문 투자는 1만1842건에 이른다.

1980년대 이래 고용·소득 불평등 악화의 요인으로 이른바 ‘숙련 편향적’ 기술 변화가 꼽혔다. 정보기술 경제가 전개되면서 고등기술 교육을 받은 노동자일수록 고용·임금에서 유리해져 양극화를 심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그렇게 승승장구해온 고숙련 빅테크 노동자들도 이제 AI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형국이다.

저숙련 업무도 지난 수십 년간 ‘해고의 주먹’을 휘둘러온 노동유연화(비정규직 및 불안정고용)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분출하는 AI 기술에 또 밀려나고 있다. 1980~1990년대에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문경영인 잭 웰치가 전세계 제조업에 ‘조직 슬림화’(다운사이징) 경영철학을 유행시켰다면, 지금은 압도적 규모로 진행 중인 AI 자본투자발 일상적 해고가 마치 표준처럼 되고 있다.

20세기 초 좌파 경제학자 로자 룩셈부르크는 자본주의 체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복할 새로운 땅이 항상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AI가 ‘새로운 땅’으로 등장해, 수백조~수천조원의 AI 투자자본이 생산과 고용을 지휘하는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어느 시대에서든 기술과 기계는 그 자체보다 사회와 인간을 둘러싼 자본주의적 사용이 항상 문제로 대두한다. AI 기술이 사람과 어떻게 결합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어떻게 뒤바꿔놓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기술이 역사를 만든다는 기술결정론은 오류에 불과하다.

한겨레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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