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료·석탄 가격도 급등…식량·에너지 ‘이중위기’ 덮치나
세계 최대 산지 중동, 호르무즈 봉쇄에 막혀
한국서도 “7~8월 농번기 가격 오를 수도”

5일(현지시간) 글로벌 원자재 전문매체 ‘아르거스’에 따르면 중동 지역 과립 요소 비료 가격은 최근 t당 130달러(약 19만원) 상승한 575~650달러(약 85만~96만원) 수준이다. 요소의 원료로 사용되는 암모니아의 유럽 지역 선물 가격도 급등해 4월 인도분 물량 1000t이 t당 725달러(약 107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 중순 마지막 거래 가격보다 약 130달러 높은 수준이다.
비료업계 관계자는 “현재 요소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호르무즈 해역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오는 7~8월 농번기 때 비료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자재 시장분석 업체 CRU의 데이터를 인용해 전 세계 요소 수출량의 약 3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고 보도했다. 요소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 고농도 화학 질소 비료로 전 세계 식량 생산량의 약 절반을 뒷받침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인산 비료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인 황의 전 세계 수출량의 45%와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인 암모니아의 상당량이 이동되는 곳이기도 하다.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란·오만 등 중동 국가들이 주요 비료 생산국이다.
카타르에서는 세계 최대의 단일 요소 공장을 운영했는데, 최근 이란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공격으로 가스 생산이 중단되면서 가동을 멈췄다. 전문가들은 농민들에세 비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라지 파텔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린든존슨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6~10주 내로 빵 가격 상승과 몇 달 내로 달걀 가격 상승을 보게 될 것”이라며 “6개월 내에 돼지고기와 육계 가격 급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발전 회사들이 대체재로 석탄 확보를 늘리면서 최근 국제 석탄 가격이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정보 업체 아르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유럽 발전용 석탄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26% 상승해 t당 133달러까지 올랐다. 호주와 아시아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은행 팬뮤어리버럼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년 사이 석탄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에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 사용을 늘렸고, 대체 공급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석탄 가격이 한때 t당 400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석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주요 자원은 아니지만, 전쟁 여파로 석유와 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발전용 연료로서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로 전쟁 발발 이후 유럽 가스 가격은 53% 급등했으며 일부 발전 회사는 가스 발전을 석탄 발전으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한국·대만·유럽연합(EU) 등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질베르토 피체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 안보장관은 지난 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에너지 위기가 심화될 경우 현재 가동이 중단된 일부 석탄 발전소를 다시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 역시 가스 가격 상승과 LNG 공급 차질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석탄 사용 확대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헌·이동인·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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