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너무 두렵다”…금수저도 꺼리는 강남아파트 증여
매매시장 이어 경매시장도 얼어붙어
다주택자 급매 이어 보유세 부담 예상
망설이는 매수자... 증여 건수도 감소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부터 2주 연속 하락했다. 성동구(0.20%→0.18%), 마포구(0.19%→0.13%), 광진구(0.20%→0.18%), 강동구(0.03%→0.02%), 동작구(0.05%→0.01%) 등 주요 한강벨트 지역들도 가격 상승률이 지난주보다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지난 1월 말부터 나오던 급매물이 하락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76㎡(7층)는 올해 2월 3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38억원에 거래됐는데 1억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 1월 22일 최고가(31억원)보다 2억원 낮은 29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의 ‘급매’ 물건 상당수가 강남권에 있기 때문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다주택자의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강동구(1조9000억원)였다. 다음으로 강남구(1조7000억원), 서초·성동·양천구(1조3000억원), 송파·동대문구(1조1000억원) 등 강남권과 한강벨트가 차지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이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선진국 수준의 규제를 예고하면서 매수자들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를 시세 대비 1% 내외로 매기고 있어 실효세율이 0.1%대에 불과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보유세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강남권의 증여 건수도 줄어들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3구·용산구에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소유권이전등기 증여를 신청한 인원은 지난해 11~12월 576명이었지만 올해 1~2월에는 462명으로 약 20% 감소했다.
당초 강남권의 고령 자산가들이 자녀들에게 사전 증여를 하려 했지만 보유세 부담이 커지며 이조차도 꺼리며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 전문위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증여가 많았다”면서도 “지금은 (매도하면) 시세 차익이라도 기대할 수 있지만 증여하면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매물이 쌓이자 집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경매 시장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앞서 경매 열기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7.8%까지 치솟았지만 2월 넷째 주 기준 97.2%로 떨어졌다. 성북구 삼선동에 위치한 공신아파트 전용 162㎡는 감정가가 15억300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세 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달 24일 9억33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61%에 불과하다.
한 차례 유찰된 후 다시 경매에 나온 서초자이 전용 149㎡는 감정가(29억8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내린 27억5217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동일 평형 호가(30억~32억원)는 물론 지난달 실거래가(28억5000만원)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삼성월드타워 전용 84㎡도 한 차례 유찰된 후 지난달 26일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는 17억5500만원으로 감정가(18억7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낮게 형성됐다.
경매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아 현금이 충분하다면 갭투자도 가능하다. 경매 감정가는 통상 매각기일 기준 약 6개월 이전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돼 집값 상승기엔 시세보다 유리한 가격에 응찰할 수 있다. 집값이 연일 하락하면서 수개월 전 가격을 반영한 경매 감정가의 매력도 떨어진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경매 시장은 집값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데, 시장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경매 시장에서도 관측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강남권 초고가 단지의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주택자 급매 매물이 쏟아지고 있고 오는 5월 이후에도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공격적으로 진입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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