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과 경제를 바꾼 표준]⑧ 여름 김장 가능케 한 ‘김치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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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준을 이야기할 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표현을 쓴다.
김치 냉장고는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 구조 변화 속에서도 한국인 필수 가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김치 냉장고나 쌀과 야채 등을 함께 보관할 수 있는 상품 등도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김치 냉장고 실제 저장 용량이 표시 용량의 40%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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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준을 이야기할 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표현을 쓴다. 스탠더드는 ‘표준’을 말한다. 표준은 경제, 산업, 기술을 아우르는 약속이다. 기술 발전으로 ‘표준’이 필요해지기도 하지만, 하나의 표준이 혁명 수준의 도약을 견인하기도 한다. 국가기술표준원과 조선비즈는 산·학·연·언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세상을 바꾼 10대 표준’과 ‘한국인의 삶과 경제를 바꾼 10대 표준’을 선정하고, 표준의 역할을 재조명한다. [편집자주]
한국갤럽이 작년 3~7월 만 13세 이상 5251명에게 ‘집에 김치 냉장고가 있냐’고 물었더니 85%가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보유 비율은 에어컨(98%)·전자레인지(95%)보단 낮지만, 정수기(78%)·공기청정기(66%)보다 높았다.
김치 냉장고는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 구조 변화 속에서도 한국인 필수 가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장을 하지 않아도 산 김치를 오랫동안 아삭하게 먹기 위해 김치 냉장고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또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김치 냉장고나 쌀과 야채 등을 함께 보관할 수 있는 상품 등도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독일 시장조사 기관 GfK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김치 냉장고 매출은 2020년 1조7000억원에 이른 뒤 이후 소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가전제품 중에서 수출이 거의 없이 내수 판매로만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은 경우는 손에 꼽힌다.
국내 최초의 김치 냉장고는 금성사(현 LG전자)가 1984년 출시했다. 당시 냉장고 보급률이 100%에 육박했지만 김치는 여전히 장독대에 보관하는 집이 많았다고 한다. 장독대를 묻을 수 있는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많았던 영향이다. 또 냉장고에는 건조한 서양 음식 보관에 적합한 냉각 방식이 적용돼, 국물이 많은 김치를 보관하기에 최적이 아니었다고 한다.
금성사의 김치 냉장고는 벽면에 냉각기를 붙여 내부 공기를 낮추는 ‘직접 냉각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방식은 외부 냉기를 안으로 들여오는 ‘간접 냉각 방식’에 비해 식품 수분이 잘 보존되고 기계 소음이 적다. 혁신적인 제품이었지만 출시 초기에는 잘 팔리지 않았다.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사람들이 장독대를 두고 굳이 김치 냉장고를 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1가정 1김치 냉장고’ 시대가 온 것은 1995년 만도기계(현 위니아)가 김치 냉장고 ‘딤채’를 출시하면서다. 딤채의 제품력이 좋기도 했지만,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아파트 보급이 급격하게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장독대를 묻을 곳이 없어지면서 김치를 보관할 별도 장소가 필요했던 것이다.

김치 냉장고가 대중화되면서 제조사마다 제각각인 저장 온도와 보관 용량, 소음 기준 등을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현 국가기술표준원)이 2000년 세계 최초로 김치 냉장고 표준을 제정했다. 표준에는 ▲냉장 온도를 3℃ 이하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40데시벨(dB) 이하로 소음을 내며 ▲180시간 이내에 냉장 온도 3℃에 도달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표준 제정을 계기로 김치 냉장고는 국내에서만 연간 100만대 이상 팔려 나가는 가전업계 스테디셀러가 됐다. 김치 냉장고 보급은 포장 김치 시장 규모를 키웠다. 또 배추값이 급등하는 장마에 앞서 김치를 담그는 ‘여름 김장’을 가능하게 하는 등 부엌 풍경을 바꿨다.
한편, 국표원은 지난 2014년부터 기업들이 김치 냉장고에 실제 담을 수 있는 김치 저장 공간을 따로 표시하도록 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김치 냉장고 실제 저장 용량이 표시 용량의 40%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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