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공항 주차료 10년 만에 인상 추진… '만성 주차난' 해법 찾나
"10년 동결 주차 요금 인상 검토"

서울 강북구에 사는 이모(45)씨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인천국제공항에 차를 몰고 갈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고민하지만 결국 운전대를 잡는다. 우선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큰 짐 가방을 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만만치 않다. 장기간 여행이 아니면 비용 면에서도 자가용을 이용하는 게 낫다고 한다.
성인 2명과 초등학생 1명이 공항버스를 타면 왕복 9만6,000원(성인 1만8,000원·어린이 1만2,000원 기준)이 들지만, 자가용을 이용하면 기름값을 빼고 영종대교 왕복 통행료 6,400원에 장기 주차장 기준 하루 9,000원씩 주차비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부담이 더해질 전망이다.

4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만성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장을 늘리는 동시에 주차료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인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천공항 이용객의 대중교통 분담률이 나날이 떨어지는 게 이 같은 방안이 나온 근본 원인으로 풀이된다.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 가운데 승용차 비중은 지난해 45.2%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2019년 36%보다 9.2%포인트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였던 공항버스 비중은 30% 아래로 떨어졌다.
인천공항 주차료가 10년 전(2016년) 요금 그대로란 점이 이 같은 현상의 주요인인 것으로 공사는 보고 있다. 단기 주차장은 하루 2만4,000원, 장기 주차장은 하루 9,000원이다. 이는 국제선 여객 규모가 인천공항과 비슷한 영국 히스로공항(하루 13만2,000원)의 6분의 1 수준(단기 주차장 기준)이다. 홍콩 첵랍콕공항(10만5,000원)도 인천공항의 4배가 넘는다. 장기 주차장도 히스로공항(4만8,000원)은 인천공항의 5배가 넘고, 프랑스 샤를드골공항도 인천공항의 3배 수준이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유료도로 통행료 인하도 승용차 이용객의 부담을 이전보다 줄였다. 2023년 영종대교 상부 도로 통행료가 편도 6,600원에서 3,200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인천대교 통행료도 5,5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편도 2,000원의 청라하늘대교(청라~영종)도 개통했다.
반면 팬데믹을 거치면서 공항버스 요금은 꾸준히 올랐다. 서울시내와 인천공항을 잇는 공항리무진 버스요금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2,000원씩 올라 현재 성인 편도 기준 1만6,000~1만8,000원선이다. 운송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차량을 고급화하면서 승객 부담이 커진 것이다. 반면 운행 편수는 줄었다. 공항버스 노선은 2019년 12월 113개에서 지난달 기준 123개로 10개가 늘었으나 운행 편수는 하루 2,687편에서 2,178편으로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공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주차장(4만6,851면)을 갖추고도 만성 주차난에 시달린다. 인천공항은 올해 설 연휴 4,550면의 임시 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성수기에는 5만 면이 넘는 주차장을 운영하지만 주차장 혼잡도(포화도)는 100%가 넘기 일쑤다. 공사는 내년 하반기까지 제1여객터미널 장기 주차장을 3,898면, 2028년 하반기까지 제2여객터미널 장기 주차장을 2,200면 확장할 계획이지만 성수기 주차장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공사는 여러 차례 주차료 인상을 검토했지만 이용객 부담 증가 등 우려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같이 바뀌면서 이번에 추진하는 주차료 인상은 실현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 보인다.
다만 늘어나는 공항 주차 수요가 이용객 부담을 늘린다고 실제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공항 안팎에서 주차료 인상과 함께 공항버스 요금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공사 측은 "주차요금 인상은 여객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적정선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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