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하늘길 최소 8일까지 ‘스톱’… 비상 걸린 교민·여행객 귀국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주요 국가가 잇따라 영공을 폐쇄하면서 우리 국민이 귀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외교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란, 이스라엘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주요 국가의 하늘길이 폐쇄된 상태다.
특히 UAE 두바이와 아부다비 공항, 카타르 도하 공항의 항공편이 줄취소되면서 현지 교민과 여행객 모두 발이 묶였다. 이 공항들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허브로 경유하는 관광객이 많다. 현재 두바이를 중심으로 여행객 등 단기 체류 중인 우리 국민만 4000여명으로 추산된다.
3일 오후 8시(한국시간) 기준 아부다비 공항은 유효한 항공권이 있고 항공사로부터 안내를 받은 승객만 공항 출입이 가능하다. 두바이 공항 역시 일부 항공편만 제한적으로 운항을 재개했으며 항공사로부터 확정된 출발 시간을 안내받은 경우에만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항공사들도 잇따라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린 상태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동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을 오는 8일 밤 12시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중단 시점이 당초 5일에서 한 차례 더 미뤄졌다. 오는 6일 안전성 평가 등을 거쳐 추가로 운항이 연기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중동 항공사도 운항이 제한적이다. 에티하드항공은 5일 오후 7시(한국시간)까지 아부다비 출·도착편 운항을 중단했다. 에미리트항공은 3일 오전 0시(한국시간)부터 일부 항공편 운항을 제한적으로 재개했지만 대부분 노선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운항이 멈춘 상태다.

일부 교민과 관광객은 인접국으로 육로 이동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AE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오만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여행사가 45인승 버스 기준 1인당 약 20만~30만원에 대피 루트를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UAE 두바이에서 오만까지는 차로 약 5시간 거리다.
다만 육로로 오만을 빠져나가려는 인파와 차량이 몰리면서 평소보다 국경 통과에 시간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국경에서의 도착 비자 발급에도 수 시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오만 무스카트 공항 역시 항공권을 구하기 어렵고, 예약한 항공편이 취소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일단 이스라엘과 이란에 있는 교민과 관광객부터 대피시켰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국민 가운데 대사관이 제공한 버스를 이용해 이동한 66명과 개별적으로 국경으로 이동한 관광객 등 47명 등 총 113명이 이집트로 탈출했다.
이란에서도 일부 교민이 육로로 빠져나왔다. 외교부는 이란 교민과 외교관 가족 등 23명이 육로를 이용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란에는 교민 60여 명이 체류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혼인 등으로 현지에 정착한 40여 명은 당분간 잔류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접 국가로 대피한 국민은 4일 한국이나 제3국으로 개별 출국할 예정이다.

중동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막히며 관련 상품 판매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동 관련 상품은 3월 10일까지 운영을 중단했고, 중동 경유 유럽 항공편도 유럽 허브 공항 경유 노선으로 대체 편성 중”이라며 “일부 항공편은 조정이 어려울 경우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행 플랫폼 놀유니버스 측도 “상품 운영 중단과 재개 여부는 사태 추이에 따라 탄력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며 “주변국 및 유럽 노선 귀국편을 지속 확인하고 있으며 현지 인솔자와 가이드와도 실시간으로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 항공편으로 귀국이 어려워지면서 군 수송기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재 중동 지역에서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는 등 군사적 긴장이 높아 군 수송기 투입 시 안전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군 수송기 투입 가능성에 대해 해당 국가의 영공 폐쇄 여부, 군용기 운용을 위한 활주로 길이, 인근국 투입 여부 등을 전반적으로 봐가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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